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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칩으로 임상용 3차원 종양 대량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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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4-24 21:19 수정 2018-04-24 21:1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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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함암제 개발을 위한 연구는 대부분 2차원의 암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우리 몸 속 암 덩어리는 3차원의 복잡한 구조다. 2차원 암세포는 복잡한 구조를 정확히 나타내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임상 결과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최근 들어 종양을 체내 환경과 비슷하게 3차원으로 모방해 전임상의 효과를 높이는 연구들이 속속 시도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곽봉섭 박사 연구팀이 체내 암 덩어리를 본뜬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미세유체 바이오칩'을 개발했다. 이 바이오칩을 이용하면 신약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동안 항암제 연구에 이용돼 온 2차원 종양 세포는 구조가 단순해 면역체계 등 인체의 복잡한 내부를 나타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항암제의 유효성 검증 시 실제보다 약물에 더 잘 반응하는데, 이는 약효의 과대평가로 이어진다.
곽 박사팀은 3차원 종양 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물방울(droplet, 액적) 기반의 바이오칩을 개발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3차원 종양 세포는 2차원 종양 세포보다 실제 암세포와 훨씬 더 비슷하다. 항암제에 대한 유효성 검증 시 정확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3차원 종양의 대량생산을 위해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특성을 이용했다. 먼저 종양 세포가 들어 있는 물방울을 유상 용액 입구로 주입했다. 이어 세포 용액 입구로 세포가 포함된 배양액을 주입하면 물과 유상 용액이 섞이지 않는 소수성(疏水性) 원리에 의해 물방울 생성부에서 암세포를 포함한 물방울이 생성된다. 이를 세포 물방울 출구를 통해 모아 세포 배양기에서 배양하면 3차원 종양이 만들어진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대량 생산이 쉽다는 점이다. 초당 16~20개의 암세포 물방울을 만들 수 있어 1분당 1000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1000만 개의 암세포를 포함하는 1세제곱센티미터 부피 용액이 있으면 24시간 내 지름 0.15밀리미터 3차원 종양 1만~3만 개를 만들 수 있다.
3차원 종양 세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바이오칩은 앞으로 신약 개발 효율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전임상 대상 후보물질의 개수를 줄이고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곽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대해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경제적으로 종양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실제 환자에서 추출한 종양을 이용해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하면 환자 맞춤형 함암치료도 가능한만큼 치료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 연구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약물전달 분야 국제저널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4월호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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