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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전환 시대] ②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이미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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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제 편집위원 작성일승인 2018-04-25 11:15 수정 2018-04-27 2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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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언론보도가 쏟아진다. 북한에서 남측 기자들이 판문점 북측 구역으로 넘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측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취재하도록 하고 생중계도 허용했다는 뉴스부터 양 정상이 함께 할 만찬 메뉴까지 이야기 거리가 끝이 없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부동반 여부 등 관심사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가 갖는 의문은 딱 하나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과연 확실하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 해도 실제 비핵화가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대답이다.
정상회담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발표할 것이다. 이런 선언을 내놓지 못한다면 정상회담을 열 필요도 없다. 남북이 이미 합의했으니까 정상회담을 열어 공식화하는 것이다.
남북 간 군사긴장 완화를 위한 여러 조치에 합의하고 이산가족 상봉 같은 깜짝 뉴스가 나올 수도 있다. 크나큰 진전임에 틀림없지만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가는 긴 여정의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근본적인 변화 없이 남북 정상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남북정상회담의 전망은 밝다.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사실 자체에서 이 정도의 결과물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결국 6월초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정상회담이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 앉은 자리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양측의 최종 카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다.
결과를 미리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북한의 행보에 일관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북한이 곧 국면전환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몇 달 사이 확실히 국면이 바뀌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이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남북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반은 성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 앉는다면 결렬이라는 결과가 나올 리 없다.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실제 이루어질까 의심하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귀가 아프도록 들어온 CVID에 합의할 생각 없이 북한이 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CVID에 합의하고도 시간을 벌다가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 전에 협상무대를 떠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과연 북한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북한에 어떤 보상도 없다고 천명해왔다. 현재의 제재국면에서 길어야 2년 정도의 시간을 얻기 위해 남한과 미국, 중국 등과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쳐서 얼마나 큰 이익을 얻을까. 북한이 합리적이라면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상에서 ‘벼랑 끝 전술’을 자주 구사했다. 하지만 한 번도 벼랑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척하다가 협상에 나서 시간을 끌었고 다시 핑계를 대며 협상장을 뛰쳐나갔다. 국제사회와 접촉을 반복해 진을 빼면서 간신히 의제에 합의하고, 다시 합의 내용을 모호한 표현에 담아 핑계거리를 만들었다.
북한의 태도는 과거와 다르다. 김정은 위원장은 스스로 한반도 비핵화, 체제보장 같은 핵심 사항을 의제로 명확히 제시하고 아무 조건 없이 일방적으로 핵동결과 ICBM발사중지를 선언했다. 이전이라면 핵동결이라는 의제를 정하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을 일이다. 그리고 대리인을 내세우지 않고 자신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빠르게 대타협을 이루려고 한다. 시간 벌기가 아니라 시간 줄이기에 나서면서 스스로 퇴로를 막았다. 바보가 아니라면 이미 올라탄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음을 알 것이다. 북한 정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돌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북미정상회담의 결과 역시 낙관적이다.
전국제 편집위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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