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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알앤디] 저온공정으로 고효율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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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1-04 17:08 수정 2018-01-04 17:0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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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주류는 결정질 실리콘 방식이다. 20% 이상의 높은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함께 갖췄다. 다만 제조 공정에서 고온과 진공이 필요하므로 공정이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이런 공정이 불필요한 실리콘-유기물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결정질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 반도체 물질(PEDOT:PSS)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 에너지 효율이 15% 수준으로 낮다는 점이다.
연세대학교 윤성수 박사‧강달영 교수 연구팀이 저온 공정만으로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은 실리콘-유기물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4일 밝혔다.
연구팀은 13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간단한 공정만을 이용해 에너지 효율이 17%를 웃도는 세계 최고 효율의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먼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리콘 표면을 계층적 구조로 만들어 태양 빛의 반사를 줄였다. 유기 고분자 물질의 두께를 제어해 전기에너지 손실도 막았다.
또 각 물질과 물질이 맞닿는 부분인 계면에서의 재결합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접촉인쇄 공정을 개발했다. 재결합 손실(recombination loss)이란 태양 빛에 의해 발생된 전자와 정공(hole)이 계면에서 서로 결합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접촉인쇄 공정(contact printing)은 잉크물질을 함유한 탄성체 스탬프를 기판에 단순히 접촉시켜 놓음으로써 잉크물질을 1나노미터 이하 두께로 얇게 프린팅하는 기법이다.
이번 성과는 고가의 복잡한 공정을 사용하지 않고 저온에서 아주 간단한 공정만으로 실리콘-유기물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효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에너지 효율이 더 좋고 유연한 태양전지의 개발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한국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기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저널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트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지난해 12월 7일자에 실렸다. 다음은 연구팀과의 일문일답.
- 연구를 시작한 배경은?
▲현 시장의 주류인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소자에 대해 관심을 갖던 중, 실리콘-유기물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에 주목하게 되었다. 구조가 매우 단순하고 제조 공정도 저온공정과 간단한 스핀코팅으로 이뤄져 있어 고효율을 얻을 경우 차세대 태양전지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구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선행연구를 통해 태양전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대략적인 방향을 정립했다. 특히 우리 연구진이 보유한 실리콘의 식각공정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표면 구조화에 적용했다. 또 탄성체 스탬프 물질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계면처리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뭔가.
▲구조가 간단해 연구실에서 쉽게 소자를 제조할 수 있었고, 또 대략 ~10% 내외의 효율은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얻기 위해서는 소자의 작동원리와 각 공정의 매우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정밀하게 이해하고 제어해야 한다는 사실을 숱한 실험을 통해 터득하게 되었다.
-이번 연구의 성과과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
▲실리콘-유기물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효율을 17% 이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음을 실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매우 간단하면서도 저온 공정만을 이용했다는 점이 기존 연구들과 크게 차별화된다. 효율이 ~15%이내에서 정체됨에 따라 다른 연구자들은 추가적인 효율 향상을 위해 복잡하고 고비용의 공정기술들을 도입했는데, 그럼에도 15%를 조금 넘는 정도의 효율을 얻는데 그쳤다.
-향후 연구계획과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실리콘-유기물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상업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남아 있다. 첫째, 현 단계 연구에서는 소자에 이용되는 실리콘의 양이 너무 많아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용하는 실리콘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가급적 고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둘째, 이른 시일 내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우므로,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적용되기 어려운 새로운 응용분야를 탐색하고 있다. 실리콘의 두께를 줄여 유연하거나 혹은 잡아 늘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개발을 위해서도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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