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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알앤디] 전자화물의 자성 극대화 원리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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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1-10 18:40 수정 2018-01-10 18:4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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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자성소재를 만드는 데는 희귀 광물인 희토류가 필요하다. 전자화물(electride)은 자성소재의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신소재다. 하지만 그 기능을 밝힌 연구는 아직 없다. 전자화물은 전자가 원소의 가장 바깥 쪽 궤도에 자리하지 않고 원소들 사이의 독립적인 공간에 음이온의 형태로 존재하는 구조다. 성균관대 김성웅 교수팀이 전자화물이 자성을 발현하는 원리를 밝혀내 새로운 자성 소재 구현의 길을 텄다.
기존 소재들의 특성은 주기율표상 원소의 최외각 궤도에 속한 전자의 물리·화학·기계적 성질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전자화물은 이런 통념을 깨는 소재다. 전자가 원소의 궤도가 아닌 재료내 독립적인 공간에 존재하고 있어서다. 전자화물을 실제로 합성한 사례는 지금껏 10여 건에 불과하다.
10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성균관대 김성웅 교수팀은 새로운 전자화물을 찾아내고 그 물성을 제어 및 최적화 해 기존 소재들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도전적인 연구를 계속해 왔다. 최근에는 군산대 이기문 교수와 강원대 이규형 교수, 미국 미시시피 주립대 김성곤 교수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자화물의 기능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매달려왔다.
연구 결과, 전자화물 내부의 '격자간 전자'에 의해 생겨나는 자성은 전자의 구속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에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던 초고압 금속 내부의 전자 구속 상태가 실제 합성된 전자화물 내에서 발현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격자간 전자(interstitial electrons)란 원자의 궤도가 아닌 물질 내 독립적인 공간에 음이온 형태로 존재하는 전자를 일컫는다.
연구팀은 이어 불순물을 주입하는 간단한 공정으로 격자 간 전자의 구속 정도를 극대화하고 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전자화물의 물질 특성을 결정하는 근본 원리를 최초로 밝힌 의미있는 성과다. 또 기존 자성소재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자성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성웅 교수는 “고가의 희토류와 같은 자성 원소 없이 자성을 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물리화학 분야 국제저널 '미국화학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지난해 12월 6일자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다음은 김성웅 교수와의 일문일답.
-연구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전자화물의 물성 발현 원리를 밝히기 위해 재료·물리·화학·이론계산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기존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소재 연구 방법론을 탈피했다. 기존에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전자화물 조성을 계산과학을 통해 예측하고 이를 실제로 합성,분석해 실험적으로 도출된 물성 인자를 규명했다. 이어 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했다. 결국 비자성 원소 만의 조합으로도 자성 물성을 발현해 낼 수 있는 자성 전자화물 소재 조성을 발견해 냈다.
-연구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뭔가.
▲우리 연구단은 신개념의 전자화물 소재를 찾고 이를 합성 및 구현하고 응용하는 것까지 망라하는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연구목표 달성을 위해 기초 이론 연구에서부터, 신소재 합성·분석 및 양산화 연구 등 각 분야의 국내외 전문 연구진을 구성하고 긴밀하게 연구를 진행하는 시스템을 기획 및 구성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기존에 없는 신개념의 기초 소재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들이 한데 모였다. 화상회의 등으로 의견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열어 심층적인 논의를 공유해 나가면서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분석해 냄으로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 이번 연구의 성과는 무엇인가.
▲기존 전자화물 연구는 조성·구조 예측과 실제 합성 구현에 대한 연구 위주로 국한돼 왔다. 전자화물의 물성 발현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전자화물의 물성 발현의 원리가 기존의 이론적으로만 예측돼 왔던 초고압 극한 물성 연구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최초로 밝혔다. 또 그런 전자화물 물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소재 제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와 연구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미개척 분야인 전자화물 소재에 대한 창의적 연구를 통해 세계적 소재 연구 그룹으로 자리잡는 것이 연구 목표다. 지속적이고 선도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전자화물 소재를 발굴 및 창제해 나가겠다. 또 그 소재 물성을 최적화 해 기존의 전자소재, 자성소재, 화학적 환원·촉매 소재 등으로 응용 분야를 개척해 나가겠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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