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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천적 곰팡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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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7-12-04 16:18 수정 2021-08-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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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 바나나 농장을 휩쓸고 있는 푸살리움 균(TR4)에 저항성을 가진 바나나 신품종이 개발됐다. 사진 가운데가 유전자 변형을 통해 개발된 신품종/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전 세계 바나나 농장을 휩쓸고 있는 푸사리움(Fusarium) 균에 저항력을 가진 바나나 신품종이 개발됐다. 


제임스 데일 교수가 이끄는 호주 퀸즐랜드 공대 연구팀은 유전자 이식을 통해 파나마병에 저항력을 지닌 바나나 신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관련 논문을 통해 알려졌다.


논문에 따르면, 데일 교수팀은 아시아산 야생 바나나에서 푸사리움 균에 저항력을  RGA2 유전자를 찾아내 이를 기존 바나나 품종(캐번디시)에 이식하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신품종을 개발해냈다. 


푸사리움 균의 변이형인 TR4(Fusarium wilt tropical race 4)는 지난 1990년대부터 전 세계 바나나 농장을 초토화 중인 파나마 병의 원인 균이다. 파나마 병에 걸린 바나나는 잎이 시들고 줄기가 불그죽죽하게 변하면서 죽는다.


푸사리움 균에 저항력을 가진  RGA2 유전자는 식물이 병균을 인지하는 수용체 역할을 하는 NB-LRR(Nucleotide-binding and Leucine-rich repeat protein) 계열 유전자로, 토마토 시들음 병에 저항성을 띠는 I2의 상동유전다. 토마토 시들음병도 푸사리움 곰팡이가 원인 균이다.


신품종 바나나는 푸사리움 균의 습격에도 끄떡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 교수팀이 RGA2 유전자를 이식한 신품종 바나나를 TR4가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호주 북부에서 3년 동안 재배한 결과, 파나마 병 징후나 푸사리움 균의 감염이 거의 없었던 것. 유전자 변형에 따른 맛이나 씨알 크기 등의 변화도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같은 기간 기존 바나나 품종은 푸살리움 균 감염으로 파나마 병에 걸려 살아남은 개체가 거의 없었다. 


지난 1950년대 TR1 계열의 푸사리움 곰팡이가 창궐해 당시 가장 번성하던 바나나 품종인 그로 미셸이 사라졌다. 다행히 이 균에 강한 캐번디시 품종은 살아남았다. 현재 우리가 즐기는 바나나가 이 품종이다.


하지만 1990년대 캐번디시 품종도 파나마 병의 습격을 받아 전 세계에서 초토화 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는 TR1의 변이형인 TR4가 문제의 원인이었다. TR4에 의한 파나마 병은 1990년 대만에서 처음 발생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바나나 농장을 휩쓸고 있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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