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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베트남으로, 포스트차이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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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08 18:13 수정 2018-03-08 18:1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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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용 터치센터패널(TSP)을 만드는 IT 기업 이엘케이는 베트남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5월 말까지 마치겠다고 8일 밝혔다. 전날에는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베트남 호텔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요즘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행(行)이 꼬리를 물고 있다.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을 결정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현재 생산기지 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엘케이는 업계 내 출혈경쟁 때문이다. 인건비가 낮은 곳으로 옮기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경영진은 보고 있다.
경제가 급성장 중인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활로 찾기에 나서려는 기업들도 적잖다. 베트남 내 호텔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아워홈이 그런 경우다. 이 회사는 호치민, 하노이와 함께 베트남 3대 도시로 꼽히는 하이퐁에서 비즈니스 호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해당 지역이 교통, 물류, 무역 중심지로 부상 중이라 비지니스와 호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봤다.
베트남 진출을 마쳤거나 추진 중인 기업들이 소비재와 제조업에 국한된 건 아니다. 생명보험회사인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7월 베트남 생보사와 지분매매 계약을 맺은 뒤 현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시장이 정체에 이르러 새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베트남은 국내 보험사에게 성장성이 좋고 진입장벽은 낮은 곳이다. 한화생명, DB손해보험, 삼성화재 3곳은 벌써 베트남에서 자리를 잡았다. 국내 생보사 중 가장 먼저 현지법인을 세운 한화생명은 진출 8년 만인 2016년 흑자전환을 이뤘다.
베트남 러시가 일다 보니 진출 희망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 설명회도 성황이다. 현지 시찰을 떠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줄 잇는 베트남행의 배경은 과연 뭘까. 예전엔 주로 싼 인건비 때문이었다. 소비재 기업들의 생산기지로 각광 받았다. 요즘은 베트남의 급속한 경제 성장세에 주목하는 사례가 더 많다. K팝 등 한류 인기몰이는 진출 기업들에게 또 다른 이점이다.
베트남은 한반도 1.5배 크기로 인구는 9600만명가량이다. 2000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대로 고속 성장 중이다. 인구의 3분의 2가량이 소비 성향이 높은 젊은층이다. 베트남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1988년부터 지난 해 11월까지 총 579억달러에 이른다. '사드 사태'에서 보듯,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재미를 못 보면서,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다시 뜨고 있다.
급기야 증권가까지 베트남 진출 기업에 주목하고 나섰다. 현지 진출기업들이 주가 상승률에서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다. 동화기업, 세운메디칼, 시에스윈드는 대표적인 베트남 진출 기업들. 이들 회사의 주가는 올 들어 20~30% 안팎 올랐다. 같은 기간 증시의 변동폭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 주가는 선전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씨에스윈도에 대해 "가장 경쟁력이 가장 높아 수주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동화기업과 세운메디칼의 베트남 자회사에 대해 "올해 영업이익이 14% 안팎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심주로 추천했다.
김병훈 기자 hyundam@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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