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를 강행함에 따라 국내 철강 수출품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품 가운데 파이프와 튜브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9일 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산 파이프와 튜브는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20%로 1위이며,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6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전체 철강 수출액은 38억달러다. 이 가운데 28억달러(74%)가 이번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폭탄'을 부과하는 규제조치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안보가 침해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대통령 직권으로 특정 수입품에 대해 무역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매긴 관세는 각각 25%, 10%다. 다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적용이 면제됐다. 

우리나라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보내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를 대상으로 적용 대상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서명일로부터 15일 뒤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조치 명령 서명 뒤 관세 부과 대상국들에 대해 "대미 수출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해소할 경우 면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혀 관세 면제국을 추가할 수 있음을 비쳤다. 

우리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FTA 재협상과 연계해 피해 최소화에 나설 계획이다. 백운규 통상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미국의 관세 부과 강행에 대한 대책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관세가 한미FTA 협상 기간과 같이 진행되고 있어 그 틀 안에서 미국과 협의해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김병훈 기자 hyundam@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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