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의 화재 발생이 계속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화재 건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문제는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이런 상태에서 리콜이 발표됐으며, 정부도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만명 이상의 BMW 차주들은 불안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채 각종 루머만 돌고 있는 형국이다. 당연히 BMW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책임감을 갖고 신속히 원인을 밝혀야 한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고 정확한 원인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의 리콜은 곪아터진 부위를 도려내기큰커녕 자칫 덮어버리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화재 원인에 대한 루머도 난무하고 있다. 한국에 전용 공급하는 부품의 불량으로 발생했다는 얘기도 있고, 심지어 연료의 문제라고도 한다. 정부는 하루속히 원인을 밝히고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의 방관은 심각한 것이다. 화재가 계속 발생하는데 어느 것 하나 국민의 불안을 씻어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와 메이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

최근의 BMW 차량 화재와 관련해 몇 가지 짚어 본다.

정확한 원인규명이 우선이다. BMW 차종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시스템은 한국에 공급되는 부품과 마찬가지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부품과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다. 일각에서 언급하는 같은 브랜드, 다른 공장 제품이 아닌 완전히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동일 글로벌 공급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두 번째, 글로벌 시장에 공급된 동일 BMW 차량은 화재가 없는데 한국에 공급되는 차량에서만 화재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520d 모델의 화재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세 번째, EGR 시스템의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원인도 그곳에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흡기쪽의 찌꺼기로 인한 화재 이유 등 각종 언급은 결과이지 문제를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은 EGR의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네 번째, 하드웨어적인 EGR 시스템은 밸브와 EGR 쿨러 등은 각각 다른 회사 제품이며, 부품 자체는 불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 언급하는 부품 교체로 완벽한 리콜이 된다는 인식은 너무 앞서간 논리이다. 즉, 불량 부품이 아니라는 것이고, 부품교체 과정으로 리콜로 인한 완벽한 문제해소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부품의 불량으로 몰고 가는 인식은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부품이라는 하드웨어와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모두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두 번째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만 발생하는 이유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부품의 불량이 아닌 상황에서 결국 다른 이유는 차량 제작 시 ECU에 포함되는 프로그램의 차이일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는 부품이라는 하드웨어에 이를 움직이게 하는 소프트웨어가 조화되어 움직인다. 한국으로 공급되는 차량에 대한 제작 상의 시스템 에러를 생각할 수 있다. 수년 전 미국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하여 발생한 사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에 각 부품을 유기적으로 움직일 경우 각종 시스템의 임계치에 대한 문제점을 견딜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하는 여유 설계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예로 최근 폭염에 대한 에어컨의 사용 등에 대비한 전력 소모율을 대비할 수 있는 전력 예비율이 두 자리수인 경우 여유가 발생하는 것처럼 자동차도 이러한 과부하에 대비한 여유 설계가 중요하다. BMW의 여유 설계가 어떠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각국의 규정 등에 맞는 프로그램의 차이와 이들이 무리하게 동작할 경우 견디는 강도 등의 여유 설계가 자동차 화재 등 여러 문제로 커질 수 있다. 

여기에 520d 모델에만 주로 발생하는 이유는 320d 모델과 달리 무겁고 엔진 등이 견디는 한계점이 무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폭염은 이를 더욱 부채질하는 요소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유 설계가 작을 경우 엔진온도1~2도의 차이는 화재가 발생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핵심 포인트의 하나는 EGR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로 최근 강화된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는 것이다. 특히 수년 전 부각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국내 문제는 바로 이 EGR 장치의 문제였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장치도 EGR 문제인만큼 국내 판매 조건을 맞추기 위하여 BMW 차량의 프로그램을 맞추었을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일 것이다. 

따라서 국토교통부의 리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환경부 대기환경보전법에 근거한 환경 장치로서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환경부의 환경연구소 및 환경공단에서 개입하여 EGR 시스템을 비롯한 프로그램 등을 별도로 검토하는 방법도 원인 파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동안의 노하우를 동원하면 시장에 운행되는 차량 몇 대만 확인하면 용이하게 리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다. 즉, 제시한 원인에 대한 검증은 국토교통부가 주축이 되어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불어 EGR 장치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환경부가 함께 검증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국내 BMW 코리아의 리콜 과정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한 독일 정부의 협조와 BMW 본사의 검증도 가능하면 진행하는 것도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서도 필수요소다. 정부는 물론이고 BMW 코리아의 입장에서도 정확하고 확실한 원인 파악과 신속한 리콜이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 확신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 썩세스경제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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