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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우버 삼킨 그랩, 현지화·규제혁신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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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28 15:34 수정 2018-04-23 15:2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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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의 승차공유 서비스 기업 그랩(Grab)이 새로운 성공신화를 썼다. 승차공유 서비스의 원조이자 세계 1위 기업인 우버(Uber)의 동남아 지역사업을 인수함으로써 동남아 평정을 공식화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우버는 최근 동남아 지역사업을 동종업체인 그랩에 매각했다. 그랩은 대가로 우버에 지분 27.5%를 넘겼다. 우버는 동남아 지역에서 철수하고 북미 지역과 자율주행차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랩은 말레이시아에서 콜택시 서비스로 출발한 기업이다. 이런 그랩이 동남아 승차공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전자 결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니 성장세가 놀랍다. 그리고 그 바탕에 ‘현지화’의 힘과 ‘규제 혁신’에 나서는 동남아의 변신이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랩은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택시잡기가 어려운데다 안전하지도 않은 현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로 시작했다. 2012년 창업자인 안토니 탄은 콜택시 앱을 개발하고 공항이나 호텔, 쇼핑몰, 주유소 등을 돌면서 택시기사들을 설득해 가입자를 모았다. “택시기사와 승객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말에 택시기사들이 관심을 보였고 탄은 앱을 깔기 위한 스마트폰을 살 수 있도록 대출 서비스도 제공했다.
탄은 신용카드 결제와 함께 현금결제를 도입했다. 많은 사람들이 카드 없이 현금을 주로 쓴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다. 창업 초반 우버와의 경쟁에서 이긴 결정적 요인이 현금결제라는 평가다. 우버도 나중에 현금결제를 도입했지만 이미 주도권이 그랩에게 넘어갔다.
그랩은 택시와 함께 오토바이, 일반 차량을 연결하는 승차공유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태국이나 베트남 등에 진출했다. 여기에는 교통지옥을 겪는 동남아 각국 정부의 규제 완화가 큰 도움이 됐다. 각국 정부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수요에 대응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인정해 규제를 들이대지 않았다.
세계 1위 기업인 우버가 ‘현지화’를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말로만 하는 현지화는 현지인을 따라가지 못했다. 한국 대기업들도 해외에 진출할 때면 늘 현지화를 말한다.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무지한 사람을 관리자로 보내면서 말이다. 차라리 현지 사람을 최고관리자로 영입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규제 혁신도 마찬가지다. 규제가 다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택시잡기가 불편한 현실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서비스를 막기만 하는 것은 문제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생기게 돼 있다.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동남아 정부들은 수요를 인정해 새로운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켰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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