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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돋보기] 머스크의 꿈은 아직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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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작성일승인 2018-04-19 11:18 수정 2018-05-13 15:2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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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사람의 뇌를 이식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꿈이 위기를 맞았다. 지난 여름 출시한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다. 테슬라의 주가와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파산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의 기발한 꿈을 뒷받침해줄 테슬라가 무너진다면 그의 꿈이 물거품으로 끝날 지도 모른다.
테슬라의 위기는 잘 알려졌다. 머스크가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수백 대의 로봇을 들여놓은 공장이 걸핏하면 멈추면서 차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다. 지난해 연말부터 주당 5000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올해 1분기 3개월 동안 고작 9285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자동차 공장이 차를 만들지 못하면 망하는 게 당연하다.
머스크가 “과도한 자동화는 나의 실수”라고 인정하고 “공정을 개선해 올해 3, 4분기에는 수익을 내겠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머스크가 수년 동안 목표를 이룬 적이 없다며 냉담한 반응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 나갔지만 세계적인 자동차기업들이 모두 전기차를 내놓고 있어 자칫하면 선점효과를 잃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테슬라의 미래도, 그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머스크의 미래도 현재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가에서 멈추지 않고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머스크의 꿈이 모두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워낙 특이한 그의 이력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레토리아에서 태어났다. 12살에 스스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17살에 캐나다로 이주해 퀸즈대학에 들어갔다. 2년 후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으로 옮겨 경제학과 물리학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응용물리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으나, 이틀 만에 그만두고 벤처 창업에 나섰다.
머스크가 공동 설립한 웹 소프트웨어 업체 집투(Zip2)를 컴팩이 1999년 3억4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다시 온라인 결제 회사 엑스닷컴(X.com)을 세웠는데 2000년에 컨피니티(Confinity)를 합병해 페이팔(PayPal)이 됐고 2002년 15억달러에 이베이에 팔렸다.
이렇게 억만장자가 됐지만 머스크는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2년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2003년 전기차 테슬라를 잇달아 세웠다. 2016년에는 테슬라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를 합병하고 남태평양에 있는 미국령 사모아의 타우섬에 필요한 전력을 100% 태양광으로 충족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위기에 빠진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공장에서 잠자며 일한다면서도 지난 28일 사람의 뇌 이식을 위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하겠다는 계획서를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에 제출했다. 30일에는 지구 저궤도에 1만2000여 기의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스타링크’ 사업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허가받았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발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머스크를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뛰어난 혁신가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머스크는 기존의 성공한 벤처창업자들과 전혀 다르다. 대표적인 인물로 꼽는 빌 게이츠, 잡스 등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게이츠는 윈도, 잡스는 아이폰이라는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게이츠는 윈도로 세계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철저하게 누리며 부를 쌓았다. 새로운 도전은 거의 하지 않았다. 잡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머스크는 혁신가이자 무모하기까지 한 도전자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일을 벌이고 또 모든 일을 혼자 하려고 한다. 전기차를 개발했으면 공장을 세우고 생산하는 일은 그쪽 전문가에게 맡겼어도 좋았을 것이다. 남을 믿지 못하거나 모든 일을 독점하려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머스크는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찾는 흥미로운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테슬라의 위기 한 번으로 무너진다면 아까운 일이다. 테슬라의 성패도 중요하지만 그가 다시 황당할 정도로 기발한 아이템을 들고 대중 앞에 나설 날이 기다려진다.
김병훈 기자 hyundam@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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