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열 현상을 보이는 가상통화와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고교생 이하 미성년자의 계좌 개설을 금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가상통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가상통화의 거래 과열과 관련 범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법무부 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국세청 차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긴급대책은 ▲신규 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 방지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규율 마련 ▲가상통화를 이용한 불법행위 엄단의 크게 세 갈래다.

먼저 신규 투자자의 양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은행에 대해 거래자금 입출금 과정에서 이용자 본인을 확인토록 하기로 했다. 고교생 이하 미성년자와 외국인 등 비거주자 등에는 계좌 개설 및 거래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가상통화의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금지한다.

가상통화 거래소에는 자금세탁 방지와 고객자산의 별도 예치, 이용자 실명확인, 암호키 분산보관, 매도매수 호가·주문량 공개 등 의무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이른 시일 내 입법화를 통해 투자자 보호와 거래투명성 확보 조치 등 요건을 갖추지 않고서는 가상통화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가상통화 투자수익에 대한 과세 문제는 민간전문가와 관계기관으로 별도의 팀을 꾸려 심도 있게 검토하기로 했다.

가상통화를 이용한 불법행위나 범죄에 대한 단속과 처벌 수위도 한층 높인다.

검찰과 경찰은 다단계·유사수신 방식의 가상통화 투자금 모집이나 사기 목적의 가상통화 판매, 가상통화를 이용한 마약 등 불법거래, 가상통화를 통한 범죄수익 은닉 등 범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죄질이 중한 경우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한다.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가상통화 거래자금 환치기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해외여행경비를 가장한 가상통화 구매자금 반출을 막기 위해 신고와 검사를 강화한다.

가상통화 거래소의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사고 예방을 위해 주기적인 점검을 진행하고, 약관의 불공정 여부에 대한 직권조사도 실시한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Copyright ⓒ 썩세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