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위협하는 암, 동맥경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난치성 질환은 신생혈관 생성과 관련이 깊다. 신생혈관은 정상 혈관과 달리 혈관 벽의 구조가 불규칙하고 부실하며 혈액 내 생체분자에 대한 투과성이 높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나노기술 기반의 약물전달시스템으로 난용성 약물의 용해도를 높이고 약물이 병변의 신생혈관 부위에 선택적으로 투과되어 오래 머물도록 함으로써 약효를 높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다만 기존에 나온 약물전달시스템은 대부분 약물전달 효율이 10% 미만에 그쳐 치료와 상업화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인 병변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축적 및 흡수되어 약효를 높여 주는 고분자 나노입자 개발에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성균관대 박재형 교수 연구팀이 체내 병변 부위의 혈관확장을 유도해 약물전달 효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고분자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19일 밝혔다.

가 개발됐다. 질환 조직 내 특이적 자극에 감응하여 혈관확장 신호전달 기체를 발생할 수 있는 생체적합성 고분자 기반의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암과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은 신생혈관 형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질환으로 단순 정맥주사 시 약물의 전달효율이 10% 미만이어서 치료효과가 제한적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히스타민, 산화질소(NO) 등 혈관확장 유도 물질을 병용해 약물전달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신생혈관이란 기존의 혈관으로부터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는 과정으로, 태아의 성장 및 상처 치유를 위한 생리적 혈관신생과 질환 조직에서 관찰되는 병리적 혈관신생으로 나뉜다.

협심증, 심부전증 등에서 혈관확장제로 사용 중인 니트로글리세린으로 대표되는 유기질산염 유도체는 세포 기질 내 고농도로 존재하는 환원성 물질인 글루타치온에 감응해 산화질소를 생성해 효과적으로 혈관확장을 유도한다. 그러나 소수성(물과 잘 결합하지 않는 성질)에 따른 용해도 문제와 전체적인 혈류에 영향을 미쳐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을 피하기가 어렵다. 또 산화질소는 생체 내에서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혈관의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지만, 1초 미만의 짧은 반감기로 인해 원하는 부위에서 최적화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박 교수팀은 암 등 표적 부위에 축적된 뒤 특정 자극에 의해 선택적으로 산화질소를 방출할 수 있는 고분자 기반의 나노입자를 고안했다. 유기질산염의 장단점에 주목하고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친수성 고분자에 소수성의 유기질산염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분자 나노입자는 암 조직에만 특이적으로 축적되고 흡수된다. 즉, 보통 혈관을 돌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나 세포 내 글루타치온을 만나면 산화질소와 항암제를 방출한다. 종양 부위에서만 국소적으로 혈류량이 증가하므로 기존 혈관확장제의 부작용인 혈압 감소, 두통 등도 피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함암제를 실은 나노입자를 암에 걸린 동물에 정맥투여하는 시험을 통해 혈관확장 효과와 항암 약물전달 효율을 평가했다. 그 결과 암 조직의 혈관이 확장되고 혈관 투과성이 증진되며, 약물전달 효율이 높아지면서 뛰어난 항암 치료효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이끈 박 교수는 "생체적합성이 우수한 소재를 이용해 혈행 장애의 개선과 약물의 동시 전달이 가능한 원천기술로 향후 신생혈관 형성이 관여된 다양한 질환에 확대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 중견연구자)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논문명 : Intracellularly activatable nanovasodilators to enhance passive cancer targeting regime)은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4월 11일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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