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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효소 이용 당뇨병 치료물질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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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1-22 14:28 수정 2018-01-22 14:2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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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오덕근 교수 연구팀은 미생물에 존재하는 효소를 이용해 인체 내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와 유사한 물질들을 개발하고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22일 밝혔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및 기능의 문제로 생기는 난치성 대사질환이다. 최근 30대 이상 성인의 10명 중 3명이 당뇨병 또는 고위험군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현재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는 효과는 강력하지만 심부전 발병, 체중 증가 등 부작용을 동반해 개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부작용 우려가 적은 천연 물질의 발굴에 주목하고 일부 미생물로부터 인간 유래 지질조절제인 헤폭실린, 트리오실린 등 물질들을 합성해냈다. 지질 조절제(Lipid mediator)는 면역, 항염증, 포도당 및 지방 대사 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헤폭실린은 인슐린 분비 촉진, 칼슘 수송 등 생리 활성을 돕는 물질이다. 트리오실린은 헤폭실린이 가수분해효소에 의해 전환되는 3개의 수산기를 가지는 물질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세균에서 지질 조절제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와 그 대사 경로도 규명했다. 인간 체내에서 지질 조절제를 합성하는 지방산화효소, 수산화지방산 형성 효소와 같은 기능을 가지는 유사 단백질을 미생물에서 발견했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지질 조절제를 생합성했다.
지금까지 진핵생물 유래 효소를 이용한 지질조절제의 생합성은 유전자 클로닝 및 발현유도 등의 난제로 어려웠으나 연구팀은 활성이 우수한 미생물 유래 효소를 이용해 다양한 지질 조절제의 생합성 가능성을 제시했다. 도 이번에 확인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의 기능성 연구는 부작용 우려를 없앤 새로운 천연물 당뇨병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오 교수는 연구 성과에 대해 “인체 내에 극미량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를 미생물을 이용해 대량으로 개발,생산해 냈다"며 "향후 당뇨병이나 염증, 감염 치료 등 기능이 있는 다양한 지질 조절제를 생합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이달 9일자에 실렸다.
다음은 연구팀과의 일문일답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뭔가?
▲ 지질 조절제는 항상성 조절 및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물질 중의 한 종류이다. 이런 지질 조절제는 다가불포화지방산에서 전환되어 수산기 또는 고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체 내에서 지질 조절제는 면역기작, 항염증, 항암, 다양한 호르몬의 분비 등 다채로운 생리활성 기능을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대표적인 지질조절제로는 류코트리엔, 프로스타글란딘, 리폭신, 헤폭실린, 프로텍틴, 및 레졸빈 등이 있으며, 지금까지 세포 및 기관 내에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의 기능과 합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지질 조절제들은 생체 내에서 극소량 생성되고 또 빠른 기작에 의해 분해가 되기 때문에 단일물질로써 확보하기가 어렵고 그 종류가 한정적이다. 또 지방산화효소, 고리형 지방산화효소 등 지질 조절제의 생합성에 관련한 효소들의 활성과 안정성이 낮고,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현재까지 지질 조절제를 유의적으로 생산한 연구 결과는 없다. 때문에 이런 지질 조절제들이 다양한 생리활성에 관여하지만 의약품의 소재로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질 조절제를 합성할 수 있는 미생물인 믹소코쿠스 잔투스를 발견했고, 그와 관련된 유전자를 확보하면 다양한 생리활성에 관여하는 미생물 유래 지질조절제를 생합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과정에 대해 말해달라.
▲ 이번 연구는 몇몇 세균이 인체 내 백혈구와 같은 주화성을 지닌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작되었다. 믹소코쿠스 잔투스는 그람음성균으로 운동성이 있으며, 다른 세균을 포식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 내에서 백혈구의 주화성(화학 물질의 농도 차가 자극이 되어 일어나는 이동성으로 단세포 생물이나 정자(精子)에서 흔히 볼 수 있다)은 류코트리엔이라는 지질 조절제가 관여하는데, 본 연구팀은 믹소코쿠스 잔투스 또한 주화성을 보일 때 지질조절제와 비슷한 물질을 합성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이번 연구를 시도했다.
믹소코쿠스 잔투스가 배양된 배지에 지질조절제의 전구체가 되는 아라키돈산을 처리한 다음 분석한 결과, 우리가 예상한 류코트리엔은 아니지만 또 다른 지질조절제인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가 생합성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의 생합성과 관련된 유전자와 발현된 효소를 확보해, 다양한 종류의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몇몇의 생성물이 당뇨병의 치료물질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 중 어려움이 있었다면.
▲ 연구를 통해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을 생합성할 수 있는 미생물 유래 효소를 확보하고, 생성된 물질들의 구조를 동정하는 일이 어려웠다. 다양한 유전자를 가진 미생물에서 인간 유래 효소를 주형으로 하여 지질조절제와 생합성과 관련된 후보 유전자를 확보하는 일은 각각의 유전자에 대한 서열 비교 및 주요잔기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며, 8가지 효소의 선정이 끝난 후에도 클로닝, 단백질 발현, 활성 비교 및 생성 물질의 동정 등 단계적으로 수행되는 일들 많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또 미생물 유래 효소를 통해 생합성된 지질 조절제들의 화학적 구조를 동정하기 위해 순도 높은 정제가 필요했는데, 이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연구의 초기에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처음 우리가 생각한 지질조절제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또 다른 지질조절제인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을 확인할 수 있었고, PPARγ활성에 미치는 영향까지 확인함으로써,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로써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면서 연구를 보다 힘차게 추진해 나가게 되었다.
-이번 연구의 성과에 대해 말해달라.
▲ 생체 내에서 지질조절제는 면역기작, 항염증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활성에 관여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런 지질조절제가 생체 밖에서 유의적인 생산을 확인한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다. 이에 연구책임자는 '생체 내에서 합성되는 다양한 지질조절제를 생합성 할 수 없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미생물 유래 효소를 이용해 인체에서 생성되는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을 생합성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새로운 형태의 유사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의 연구 목표와 계획은.
▲ 미생물 유래 효소로부터 생합성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 및 그 유사체의 좀 더 심도있는 기능성 연구가 진행되어, 기존 화학적으로 제조된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 치료 물질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이러한 미생물 유래 효소를 이용해 염증치료, 감염치료, 항암치료 등의 가능성이 있는 류코트리엔, 리폭신, 프로텍틴, 레졸빈 및 프로스타글란딘 등과 같은 다양한 지질 조절제를 생합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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