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택 성균관대 교수(나노과학기술학과) 연구팀이 몸 속에 이식하는 약물전달 플랫폼을 이용해  수술 후 암의 재발이나 전이를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3일 밝혔다.

항암면역치료는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화학항암제를 쓰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부작용 및 독성이 적은데다 다양한 암에 적용할 수 있어 이점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항암면역치료에 반응하는 환자군은 20~30%로 매우 낮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골수유래면역억제세포(MDSC) 등에서 분비하는 요소들이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임 교수팀은 항암면역치료를 저해하는 MDSC를 제어하고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약물전달 플랫폼(ImmuneCare-DISC)을 개발했다. 유방암이 90%만 제거되어 완치되지 않은 동물모델에 약물전달 플랫폼을 삽입하자 암의 재발과 폐 전이가 억제되고 생존율이 증가되었다.

개발된 약물전달 플랫폼을 몸속에 이식하면 항암제인 젬시타빈과 백신이 서서히 방출된다. 젬시타빈은 암세포 사멸뿐만 아니라 MDSC의 비율을 감소시켜 항암면역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젬시타빈이 암 세포 뿐 아니라  MDSC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점에 착안해 MDSC에 의한 면역억제 환경을 제어함으로써 효과적인 항암면역치료를 시도했다.

다만 젬시타빈은 과량 또는 반복 투여 시 독성 문제가 있으므로, 1회 국소이식 방법을 선택했고, 이를 위한 임상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 개발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비율의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이용해 플랫폼 제작를 시도했는데, 이 비율이 5대 5 일 때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암세포 용해물(tumor lysates)과 아주번트(나노겔 + poly I:C) 사용 시 사이토카인과 수지상세포 활성화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가장 높은 면역반응이 나옴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삼중음성 유방암 세포주(4T1 breast tumor model)를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수술로 암의 90%를 제거하고 10%를 남겨 두었다. 이어 암이 제거된 부위에 항암백신과 젬시타빈이 포함된 약물전달 플랫폼을 삽입했다.

그 결과 플랫폼에 의한 항암면역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전반적으로 T 세포 비율과 사이토카인 분비량은 증가한 반면 MDSC 비율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암세포의 폐 전이가 억제됨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젬시타빈이 가지고 있던 약물구조의 안전성과 독성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플랫폼을 통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는 젬시타빈은 항암백신에 의해 활성화된 T 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MDSC를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항암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임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플랫폼을 이용한 항암면역치료 기술은 젬시타빈을 주사제로 사용할 때의 낮은 안전성과 반복적 투여에 따른 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백신에 의한 면역세포 활성화도 최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또 "수술 후 흔히 발생하는 암의 재발이나 전이를 방지할뿐만 아니라 수술이 어려운 난치성 암의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논문명 : Implantable Synthetic Immune Niche for Spatiotemporal Modulation of Tumor-derived Immunosuppression and Systemic Antitumor Immunity: Postoperative Immunotherapy)은 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3월 23일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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