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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돋보기] AI반도체가 AI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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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27 17:26 수정 2018-04-26 16:4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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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IT(정보통신) 기업들이 모두 AI반도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 새삼스럽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이미 인텔, IBM, 퀄컴, 아마존, 테슬라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의 삼성전자, SK도 동참하고 있다.
기존의 반도체는 하나의 입력에 0 또는 1, 두 가지 중 하나의 출력을 내놓는 단순 기계였다. 그래도 여러 개 연결하면 복잡해 보이는 일을 해낼 수 있었다. 2개를 연결하면 4가지, 3개를 연결하면 8가지, 4개면 16가지 식으로 늘어나 계속 연결해서 사람보다 훨씬 계산을 잘하는 기계가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반도체를 작게 만드는 기술이 중요했다. 좁은 공간에 많이 넣어야 고성능이 되니까.
이제 작게 만드는 기술은 한계에 도달했다. 그래서 반도체 자체를 똑똑하게 만드는 연구가 시작됐다. 모델은 사람의 뇌였다. 뇌가 수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처럼 복잡한 연산을 분산처리하는 반도체가 개발되면서 AI(인공지능) 반도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대표적 AI반도체인 ‘뉴로모픽 칩’의 ‘뉴로’(neuro)는 신경, ‘모픽’(morphic)은 형상의 뜻이다. 즉 뇌를 형상화한 것이다. 기존 반도체와 설계 자체가 다르다. 인공 뉴런을 병렬 구성함으로써 빠른 처리 능력을 구현하고 전력소비량을 크게 낮췄다. 기존 반도체보다 처리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비는 1억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자율자동차, 로봇 등에 적용하는 AI기술은 이미지 분석, 음성 인식 등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구글이 고양이를 다른 동물 사진과 구별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데 1만 6000개의 중앙처리장치가 들어갔다고 한다. 뉴로모픽 칩의 개발이 완성된다면 손톱 크기의 칩 하나로 똑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AI반도체가 AI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관건인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뛰어드는 게 뉴스가 되지 못할 정도다.
IT 저문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인텔은 자사가 개발한 뉴로모픽 칩이 “바닷가재 수준의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IBM은 꿀벌의 뇌 수준에 근접한 칩을 개발했다. 퀄컴은 뉴로모픽 칩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뉴로모픽 칩 제작을 위한 설계 구조 개발에 나섰다. SK하이닉스도 2016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각국 정부도 잇따라 AI반도체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은 1억유로를 투자하고 일본 정부는 기업과 대학의 연구자들이 설비를 무료로 사용하며 설계와 시제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 거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도 AI반도체 개발에 약 2조5000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앞으로 10년 동안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이 그동안 반도체 강국으로 불렸지만 엄밀히 말해 기술력이 약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AI반도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앞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IT분야가 인공지능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AI반도체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스위스 최대 금융그룹 UBS는 AI반도체 시장이 2021년 3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훈 기자 hyundam@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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