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기후변화 이야기 > 생명과학, 유전자
[눈길끄는 알앤디] 유전자 발현 지배하는 화학요동법칙 발견
페이지 정보
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2-04 18:18 수정 2018-02-04 18:18관련링크
본문
모든 생명 기능들은 세포내 유전자에 저장된 정보를 mRNA와 단백질로 발현하고 이들을 소멸시키는 화학반응들을 통해 구현된다. 이런 화학반응은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을 내재한 확률 과정이다. 이에 따라 똑같은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mRNA와 단백질 농도가 세포마다 크게 달라 세포의 성질과 기능은 각기 달라진다. 이 같은 현상을 물리화학적 모델로 설명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유전자 발현 과정을 구성하는 화학반응 과정들이 기존 모델이나 이론들이 가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해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세포의 유전자 발현량 조절 능력을 지배하는 물리화학 법칙을 발견했다. 생명 현상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한걸음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대 세포화학동력학 연구단 성재영 교수가 같은 대학 윤상운-김지현 교수, 캐나다 토론토대학 필립 김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세포 내에서 생성되고 소멸되는 분자들의 농도 요동을 지배하는 '화학요동법칙'을 발견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아무리 복잡한 확률과정을 거쳐 생성 및 소멸되는 분자들에 대해서도 그 농도의 요동이 따르게 되는 '화학요동법칙'이 있음을 수학적 연역을 통해 최초로 발견했다.
아울러 이 결과를 유전자 발현 과정에 적용해 유전자가 같은 세포들의 mRNA 및 단백질 개수 조절 능력이 유전자 종류나 화학적 환경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정도를 측정한 다양한 실험 결과들을 일관되게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과정에 대한 새로운 물리화학적 모델을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난 100년 간 널리 받아들여진 반트호프의 화학반응속도론과 파울리의 마스터 방정식 접근법의 기본 가정들이 세포내 화학반응에 대해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화학요동법칙을 사용해 세포내 mRNA 소멸과정 기작에 따라 세포의 mRNA 농도 조절 능력이 변화하는 것을 예측하고 이 예측이 전산 모사결과와 일치한다는 것도 증명했다. 살아있는 세포 실험 결과에 대한 이 같은 정량적 설명과 예측은 과학사상 전례가 없는 성과라는 평가다.
성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생명현상을 수학적 연역과 물리화학적 모델을 사용해 정량적으로 설명‧예측하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새로운 방향의 연구가 생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다양한 생명 기능들을 구현하고 조절하는지를 물리화학적으로 이해하고, 세포의 생명기능 조절 능력을 회복시켜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의학적 방법을 제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순수이론 논문으로는 이례적으로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19일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Copyright ⓒ 썩세스경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