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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알앤디] 기가스틸보다 더 강하고 유연한 금속 개발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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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7-26 20:38 수정 2018-07-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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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_권세균 교수 890.png
면심입장격자구조에서의 소성변형 개념도 ⓒPOSTECH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배나 깊은 바닷속 석유시추와 같은 해양플랜트에 사용되는 철강은 극한 저온과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추위에 매우 강해야 한다. 특히 강하면서도 부러지지 않고 압력을 받으면 휘어져야 부서짐을 막을 수 있는다. 기존 알루미늄보다 3배나 더 강한 초고강도강인 기가스틸을 뛰어넘을 만큼 강하면서 유연한 합금 개발이 포스텍(POSTECH) 연구팀에 의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POSTECH 철강대학원 권세균 교수와 스웨덴 왕립공과대학 레벤테 비토스 교수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고엔트로피 합금에서 강도와 연성이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을 금속소성이론으로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대학 측이 26일 밝혔다. 


금속소성이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가스틸보다 더 강하고 유연한 철강 개발은 물론 기존의 다양한 금속재료 연구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순수 금속은 무르므로 다른 원소를 첨가해서 단단하게 만들어 쓴다. 철(Fe)이 대표적인 예로, 철에 탄소를 첨가하면 강철(스틸)이 돼 자동차, 선박, 건물 등 구조물에 사용한다. 


하지만 강하면 부러진다는 말이 있듯, 일반적인 금속 성질은 강하게 만들려고 할수록 충격에 약해지는 문제가 따른다. 이에 따라 금속학계에서는 강하지만 부러지지 않고 늘어날 수 있는 재료를 만들기 위한 연구에 매달려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새롭게 떠오른 것이 고엔트로피 합금이다. 이 합금에는 으뜸이 되는 원소에 소량의 다른 원소를 첨가하는 기존의 합금과 달리, 여러 가지 원소를 동시에 거의 같은 비율로 섞어 합금화한다. 이런 방법을 쓰면 기존 합금보다 뒤섞임 무질서도가 크게 증가한 합금을 얻을 수 있는데, 여기에서 변형을 주자 더욱 강도와 연성이 크게 높아진 성질을 갖는 합금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과연 무엇 때문에 고강도 고연성의 성질을 갖게 되는지는 알 수 없어 응용에 어려움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트위닝(twinning, 쌍정변형)이란 현상에 주목하고 비밀을 푸는 데 성공했다. 


합금은 금속원소들이 임의로 섞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둑판 같은 격자구조이고, 여기에 있는 점들에 원자들이 박혀있는 것과 같은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밖에서 힘을 주면 결정구조가 뒤틀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거울을 보듯 같은 모습의 격자구조가 대칭으로 놓인 거울상 구조가 이끌려 나오도록 합금설계를 하면 고강도와 부드러움을 두루 갖출 수 있게 된다.


권세균 교수는 “고엔트로피 합금과 철강 재료에서의 보다 발전된 이해를 바탕으로 극한 저온과 같은 특수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금속 재료를 쉽게 만들어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로 나아갈 수 있는 연구들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스웨덴 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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