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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알앤디] 철과 2차원 고분자로 백금 뛰어넘는 반영구 촉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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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2-19 15:32 수정 2018-02-19 15:3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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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에는 반드시 촉매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비싼 귀금속인 백금을 사용했는데, 이를 값싼 금속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나노물질로 '철'을 누에고치처럼 감싸는 신기술을 개발하면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김건태 교수 연구팀이 2차원 유기고분자를 이용해 백금을 능가하는 철 촉매를 개발했다고 19일 대학 측이 밝혔다. 2차원 유기고분자가 철을 누에고치처럼 완벽하게 감싸 철을 안정적으로 보호하는 게 기술의 핵심이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고 물은 배출하는 장치다. 화석연료와 달리 유해한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 에너지산업을 이끌어갈 가장 중요한 기술로 여겨진다.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산소가 물로 바뀌는 과정(산소환원 반응)이 꼭 필요하다. 이때 화학 반응은 촉매 없이 진행되지 않아 연료전지에는 백금 등이 촉매로 반드시 들어간다.
백금은 쉽게 반응하지 않는데다 촉매로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귀금속이라 값비싼데다 오래 사용하면 녹는 등 안정성도 낮아 백금을 대체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마침내 백금을 대체할 물질로 값싼 철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UNIST 백종범 교수팀에 의해서다.
백 교수팀은 철을 2차원 유기고분자(C₂N)로 꽁꽁 감싸서 다른 물질과 접촉해 녹슬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촉매는 백금과 같은 성능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gy)' 최신호에 실렸다.
논문의 제1저자인 자비드 마흐무드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는 "2차원 유기 구조체의 질소 원자로 철 이온을 고정시킨 다음 열처리하면 철을 완벽하게 감싼 누에고치 구조가 된다"며 "이 구조가 새로운 철 촉매 성능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보고된 백금 대체용 철 촉매 연구와 다른 접근법으로 눈길을 모았다. 단순히 철과 다른 분자를 합성시킨 게 아니라 철을 완벽하게 감싼 구조로 촉매 성능을 월등히 높였다는 점에서다. 이 같은 내용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JACS(미국화학회지) 이달 7일자 표지 논문에 선정돼 다시 한번 주목 받았다.
JACS 논문의 제1저자인 김석진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철 기반의 다른 촉매와 비교하자 구조적인 차이가 드러났다"며 "다른 촉매와 달리 2차원 구조체가 철을 감싸면서 완벽한 탄소층이 얇게 형성돼 안정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연료전지와 금속–공기전지의 상업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귀금속 촉매의 가격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며 ""다른 금속을 이용해 광범위하게 응용할 가능성도 제시해 더 연구한다면 다른 반응의 촉매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금을 대체할 정도로 우수한 철 촉매를 개발한 이번 기술은 '현대판 연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새로운 발견"이라며 "반응물질과 직접 접촉하지 않더라도 촉매 작용이 가능한 새로운 과학적 현상을 처음 입증하면서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연구역량도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기후변화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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