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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해 얼음호수, 북반구 기후 변화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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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7-09-14 13:47 수정 2021-08-25 10:4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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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1976년 9월에 나타난 남극해 폴리냐를 위성 데이터로 재현한 모습/ 펜실베이니아대
기후모델에 대한 분석 결과, 폴리냐(polyya)가 대기 온도, 바람, 강우 등 지구 전체의 기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냐는 얼음으로 뒤덮인 바다가 마치 구멍이 난듯 일부분이 녹으면서 생긴 호수, 즉 빙호(氷湖)다. 1974년 겨울 해빙기에 남아메리카 대륙 남쪽 웨델해에서는 25만㎢ 크기 폴리냐가 극궤도기상위성(NOAA)에 잡혔다. 이 폴리냐는 3년 동안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러다 지난해 작은 크기의 폴리냐가 남극해에 다시 나타났다.
14일 펜실베이니아대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존스홉킨스대, 스페인 해양과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기후모델 분석을 통해 폴리냐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그 결과 폴리냐를 통해 나오는 바다의 열(熱)은 바다와 대기의 온도, 바람 패턴은 물론 열대 지방 강우에까지 폭넓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논문은 ‘기후저널(Journal of Climate)’ 최신호에 실렸다.
폴리냐는 북대서양과 적도의 따뜻한 지표수가 차가운 지표수와 국지적으로 만날 때 생겨나는데, 이 과정을 대양대류(對流)라고 한다. 최근까지도 학자들은 열대 지방의 대기와 해양 상태가 열대 지방 밖의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분석 결과 정반대 현상도 나타남이 밝혀졌다. 즉, 남극해가 열대 지방은 물론 북반구의 기후에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과거와 미래의 기후를 시뮬레이션 하는 강력한 모델을 이용해 폴리냐의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폴리냐 및 이와 동반된 대양대류는 75년마다 발생하고 그 여파는 남반구와 북반구 등 지구 전역에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폴리냐가 나타나면 주변 지역의 온도는 이내 올라간다. 남반구 전역의 해수면과 대기 기온도 높아진다. 정도는 약하지만 이런 변화는 북반구에서도 나타난다. 남반구와 북반구의 온도 변화는 또 다시 바람 패턴의 변화를 불러온다. 마리노프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남반구 서풍이 약해지고 무역풍이 변화 함에 따라 폭풍우와 강우, 구름의 양상도 달라진다”고 했다.
적도 근처에서 북반구의 북동 무역풍과 남반구의 남동 무역풍이 만나는 ‘열대수렴대(熱帶收斂帶, 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가 있다. 폴리냐가 발생하면 이 강우벨트는 몇도 정도 남하해 20~30년 간 머물다 돌아온다. 이런 변화는 인도네시아, 남아메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 인구 밀집 지역 수자원에 변화를 불러 농업 생산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다만 폴리냐는 기구온난화 등 여파로 발생이 점점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바다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 최상층이 가벼워져 무거운 저층수와 만날 가능성이 줄어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1970년대 중반부터 작년까지 폴리냐 발생은 관찰되지 않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사이 지표면 평균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 이른바 ‘기후 틈새’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남극 대륙에서 대규모 빙하가 붕괴됐다. 이번 연구는 이런 사태를 포함해 바다 얼음의 감소가 폴리냐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폴리냐가 대기 온도 등에 미치는 여파는 얼마나 되지는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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