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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 전도도 · 열 내구성 겸비한 전자섬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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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작성일승인 2018-04-17 20:54 수정 2018-04-17 22:3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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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섬유는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섬유 형태의 전자소자다. 휴대하기 쉽고 유연한 형태라 웨어러블용 등으로 수요가 증가세다. 최근 전자섬유 연구의 화두는 섬유에 전자장치나 전자회로를 부착하는 단순한 방식이 아니라 섬유 자체를 다기능 전자소자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핀, 탄소나노튜브처럼 전도성과 유연성을 함께 갖춘 다기능 전자섬유에 연구가 한창이다. 하지만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대량생산이 어렵다. 국내 연구팀이 '실크'에서 실마리를 찾아냈다.
인천대 물리학과 김병훈 교수 연구팀이 실크를 이용해 전기 전도도와 열 내구성이 뛰어난 전자섬유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17일 밝혔다.
전자섬유가 여러 기능을 가지려면 높은 전도성은 물론이고 열에 견디는 힘인 열 내성구성이 강한 섬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일반적인 섬유 기반의 전자섬유는 열을 가하면 섬유에 변형이 일어나 전자섬유의 기능을 잃는다.
연구팀은 실크내 단백질이 가열되면 '파이로프로테인(pyroprotein)'으로 변형되면서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전기 전도도가 높아지는 특성에 주목했다. 또 실크의 축 방향으로 장력을 주면 축을 따라 탄소 구조가 잘 발달해 기계적·전기적 특성이 뛰어난 파이로프로테인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도 눈을 돌렸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실크에 축 방향으로 장력을 가하고 고온의 열처리를 함으로써 파이로프로테인 기반의 전자섬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전자섬유는 매우 높은 전기 전도도(1000S/cm)를 가지며, 열 내구성이 좋아 가열해도 그 특성을 잃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된 전자섬유가 열에 강하다는 점에 착안해 금속화합물 산화아연(ZnO), 몰리브덴다이셀레나이드(MoSe2), 질화니오븀(NbN) 등을 증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크 기반의 전자섬유 반도체 및 초전도체에 해당하는 전기적 특성을 보였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기존의 상업용 실크를 이용해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전기 전도도가 높은 다기능 전자섬유 제작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휴대용 디스플레이, 입을 수 있는 전자기기, 에너지 저장 장치 등에 필요한 전자섬유로 개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교육부), 일반연구자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논문은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Materials Today)' 이달 7일자에 실렸다.
김병훈기자 hyundam@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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