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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알앤디] 기억 저장되는 시냅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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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4-30 17:08 수정 2018-04-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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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_서울대 강봉균 교수 연구 그림 890.png
해마의 여러 시냅스들을 형광으로 표시한 그림. 그림에서 빨간색이 기억저장 세포, 노란색이 기억저장 시냅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리의 기억은 뇌의 어느 부위에 저장되는 걸까. 또 뇌 속 기억의 물리적 실체는 과연 무얼까. 이는 전 세계 신경과학자들이 지난 100여 년 동안 품어 온 질문이다.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학설들이 제시됐다. 1920년대 초 리처드 세먼은 '엔그램 가설'을 제시했다. 세먼은 "외부 자극은 뇌에 생물학적,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며 학습이 되고,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기억의 물리적 실체(엔그램, engram)이다”라고 주장했다. 1949년 캐나다 심리학자 도널드 헵은 '시냅스 가설'을 내놨다. 즉, 기억은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에 저장되며, 학습에 의한 시냅스의 변화가 기억의 물리적 실체라는 것이었다. 시냅스 가설은 현재 가장 유력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다만 기술적인 한계로 직접적으로, 실험적으로 증명된 적은 없다. 기억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뇌 부위인 해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신경세포가 자리하고 있는데다 하나의 신경세포에도 수천 개의 시냅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최근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세계 최초로 알아내 각별한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대 강봉균 교수(생명과학부) 연구팀이 시냅스(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지점)를 종류별로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신경세포마다 수천 개씩 딸려 있는 시냅스들을 종류별로 구분해 낼 수 있는 기술(dual-eGRASP)을 개발하고, 이를 기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뇌 부위인 해마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해마(hippocampus)는 뇌의 양쪽 측두엽에 존재하며 서술기억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dual-eGRASP 기술은 수많은 시냅스들을 청록색, 노란색 등 서로 다른 두 가지 색의 형광으로 각각 표시함으로써 시냅스를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생쥐의 해마에 적용한 뒤 스냅스에 대한 3D 모델링 분석을 함으로써 도널드 헵의 가설에 대한 증명에 나섰다. 즉, dual-eGRASP 기술을 생쥐의 해마에 적용해 공포기억을 학습시킨 뒤 시냅스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많은 시냅스 중에서도 학습에 의해 구조적‧기능적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기억저장 시냅스’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기억형성에 의해 기억저장 세포들 사이 시냅스의 수상돌기 가시의 밀도와 크기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이 같은 변화들은 공포기억이 강할수록 커지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별도의 전기생리학 실험을 통해 이들 시냅스들이 구조적인 변화 뿐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다름을 확인했다. 이는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시냅스 수준에서 세계 최초로 밝힌 것으로, 1949년 도널드 헵이 제안한 '시냅스 가설'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기억저장 시냅스들이 구조적, 기능적으로 강화되어 있고 이것이 기억의 세기를 직접적으로 반영함을 보여 준다.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가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기억을 연구하는데 있어 기억저장 시냅스를 연구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기억과 관련된 질병 연구에도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강봉균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향후 기억을 연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해 치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 기억과 관련 질병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논문명 :  Interregional synaptic maps among engram cells underlie memory formation)은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4월 27일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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