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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니어] '세계 상위 1% 연구자' IBS 장석복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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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06 21:26 수정 2018-03-06 21:2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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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금속촉매들은 금속-카보닐 나이트렌(질소화 반응의 핵심 중간체)을 형성할 수는 있지만 불안정성 때문에 그동안 탄소-수소 삽입반응에 적용하기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새로운 이리듐 촉매는 질소화 반응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내 의약품의 중간체로 유용성이 큰 감마-락탐을 상온에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최근 상온에서 감마-락탐의 합성에 성공한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KAIST 캠퍼스)의 장석복 단장은 6일 연구 성공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반응 효율이 높은 이리듐 촉매 개발이 이번 성과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탄소와 수소가 결합한 형태인 탄화수소(C-H) 화합물은 가짓수가 많고 자연계에 다량으로 존재하지만, 반응성이 낮고 필요한 특정 원자나 작용기만을 반응시키기가 어려워 합성 원료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장 단장은 "반응기질이 제한적인 기존의 질소화 메커니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로로 반응을 매개 할 수 있는 금속촉매를 디자인하고 합성해 성공적으로 적용시켰다"고 연구 의미를 밝혔다.
탄소-질소 결합은 생리활성을 가지는 많은 유기화학물에서 가장 기본적인 결합 중 하나다. 특히 신약이나 신소재로 쓰이는 분자들에서 폭넓게 찾아볼 수 있다. 그동안 효율적이고 선택적으로 질소 원자를 도입하는 질소화 반응에 대한 연구에 전 세계의 숱한 유기화학자들이 매달려 온 이유다.
장 단장이 이끄는 연구단 또한 이런 질소화 반응을 개발하는 메커니즘과 응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단은 최근 이리듐 촉매를 이용한 질소화 반응을 개발하고 반응 경로를 규명한 바 있다. 장 단장은 "탄소-질소 결합 반응 시 중간체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 가정 아래 반응 경로를 예측함으로써 새로운 촉매를 제안하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단 내 이론연구팀과 실험연구팀의 시너지가 돋보였다. 촉매반응은 여러 단계의 단일 단계 반응으로 이뤄져 있어 반응 도중 다양한 중간체를 거치며 진행된다. 그러나 반응 중간체들의 불안정성 때문에 실험으로는 관측 및 분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계산화학을 이용하면 반응 중간체의 구조와 반응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분리할 수 없던 반응 중간체인 금속-카보닐나이트렌의 존재를 확인한 것과 가능한 반응경로를 분석해 원하는 경로만을 선택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이리듐 촉매를 디자인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계산화학을 통했기 때문이었다. 장 단장은 "이번 연구는 실험과 이론연구가 함께 수행된 덕분에 진행할 수 있었다"며 "특히 계산화학 연구진과 실험화학 연구진 간의 협업이 잘 이뤄져 시너지 효과가 컸다"고 했다.
금속촉매를 직접 디자인하고 질소화 반응을 개발하는 것은 고난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20개의 연구팀이 이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장 단장이 이끄는 연구단은 논문 발표 수에서 세계 두 번째로 많다. 최근 10년 동안 나온 이 분야 연구 논문은 총 970편가량이다. 이 중 3분의 1은 미국에서 나온 것이고, 전체 국내 논문과 장 단장 연구실의 논문은 각각 30편, 20편가량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연구진의 촉매개발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장 단장은 고려대와 카이스트(석사), 미 하버드대(박사)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칼텍(Caltec)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2012년부터 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장 단장은 반응성이 낮은 탄소-수소 결합을 활성화해 다양한 작용기를 도입할 수 있는 효율적인 촉매 시스템 개발과 반응 메커니즘 규명에 매진 중이다. 특히 팔라듐촉매를 매개로 하는 탄소-수소 결합 활성화 메커니즘 규명 및 촉매반응의 개발, 이리듐 촉매의 탄소-수소 결합 활성화를 통한 탄소-질소 및 탄소-탄소 결합 반응의 개발 등에서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장 단장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국제 학술정보서비스 기업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의 '연구성과 세계 상위 1% 연구자'에 선정됐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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