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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공론결과에 가슴 쓸어내린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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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작성일승인 2017-10-20 17:19 수정 2017-10-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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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_ 원전 증기발생기 ok.jpg
원전 증기발생기  ⓒ두산중공업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건설 재개 결론을 발표한 20일, 두산중공업 주가는 오르락 내리락 종일 출렁거렸다. 이날 공론 결과 발표를 지켜 본 두산 임직원들의 속내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두산중공업 사람들은 이날 공론 조사 결과가 "재개" 쪽으로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두산중공업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를 수주한 컨소시엄 업체 중 하나이니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두산중공업 측이 이날 결정을 반긴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만일 공론 결과가 건설 중단으로 나왔다면 이는 두산중공업을 넘어 두산그룹에 '악몽'이었을 것이다. 건설 중단에 따른 막대한 비용 손실도 그렇거니와 계열사의 연쇄 신용등급 강등으로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으니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에게는 분명 낭보다.

 

사실 공론화위의 발표 전, 업계 내에선 두산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공사 중단 결정이 날 경우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가량이 날아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됐다.

 

두산중공업은 발전 부문 매출 비중이 30%가 넘는다. 더구나 두산중공업의 전체 원전 수주잔고 중 신고리 5·6호기의 비중은 60%, 금액으론 1조6000억원 선에 이른다. 원전은 석탄이나 화력발전에 비해 수익성이 더 좋은 '노른자위'이다.

 

사실 매출 감소보다 더 큰 우려는 연쇄적 신용등급 하락의 가능성이었다. 업계에선 신고리 5·6호기가 중단으로 결론 날 경우 이런 우려가 현실화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않았다.

 

두산그룹 회사들의 신용등급을 들여다보자. 지주회사 ㈜두산과 두산중공업 ‘A-‘, 두산인프라코어 ‘BBB’, 두산엔진 ‘BBB+’이다. 두산건설은 투기등급인 ‘BB+’. 문제는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 재무구조, 매출, 수익 등에서 문제가 터질 경우 신용등급이 곧바로 ‘BBB+’로 강등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어떤 회사인가. 그동안 다른 계열사들을 지원해 온 그룹의 버팀목이다. 만일의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조정이 이 회사의 문제만으로 끝날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공론화위의 결정 직후 “다행”이라는 말이 그룹 내에서 흘러 나왔던 이유다.

 

급한 불은 껐다. 다만 앞으로 넘어야 산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공론에도 불구하고 ‘탈원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규 원전 계획 백지화 등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 현재 약 4조원에 이르는 순차입금 축소를 통한 신용등급 관리, 해외 원전 시장 개척 및 새 성장동력 확보 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두산을 둘러싼 상황이 비관 일색인 건 아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호조가 그 중 하나.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등지의 굴삭기 판매 호조로 인해 올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약 10%,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산이 그동안 발전 부문에서 쌓아 온 세계적인 기술력은 위기를 헤칠 든든한 바탕일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은 원자력 이외에 신성장 에너지 분야에도 참여 중"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병훈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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