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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품은 디즈니, 넷플릭스마저 제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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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7-12-16 16:37 수정 2017-12-16 16:3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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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영화 제작사 월트디즈니가 루퍼트 머독의 21세기폭스 영화와 TV 사업 부문을 인수해 자산가치 2000억달러(약 218조원)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공룡으로 거듭났다. 디즈니가 폭스 자산을 인수해 몸집을 더욱 키운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월트디즈니는 14일(현지시간) 영화사 21세기폭스와 폭스 TV의 콘텐츠 부문을 524억 달러(약 57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137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폭스 부채도 떠안을 예정이라 실제 인수가는 660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른다.
이번 빅딜에 따라 폭스의 방송·영화 스튜디오,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케이블 방송, 유럽 위성방송 스카이 지분(39%) 등은 디즈니의 소유로 넘어가게 됐다. 세계적 흥행 영화인 ‘스타워즈’ 시리즈, ‘아바타’ ‘나홀로 집에’ ‘에일리언’, '엑스맨' ‘데드풀’, 인기 TV 시리즈 ‘심슨가족’ 등 판권도 디즈니의 것이 된다.
이로써 디즈니는 전 세계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콘텐츠 제국을 건설하게 됐다.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 바로 디즈니가 폭스의 영화와 TV 사업을 인수한 이유다. 인터넷 등 세계에 거미줄처럼 깔린 유무선 네트워크의 효용은 결국 콘텐츠를 유통하는 데 있다. 콘텐츠를 장악하면 결국 네트워크와 그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장악하는 효과가 있으니, 콘텐츠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컨텐츠를 향한 디즈니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같다. 앞서 디즈니는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의 제작사 픽사(2006년), 스파이더맨, 헐크 등 캐릭터 5000여 종을 보유한 마블 엔터테인먼트(2009년), 스타워즈 제작사 루카스 필름(2012년)을 잇따라 인수했다. 모두 밥 아이거 CEO가 취임한 이후의 일이다.
실제 합병에 따른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영화 스튜디오가 합쳐진다면 디즈니의 영웅 캐릭터 '어벤저스'와 폭스의 '엑스맨'이 한 장면에 등장하는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고 AFP는 내다봤다.
디즈니의 폭스 자산 인수에는 동영상 플랫폼을 확보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로 디즈니는 동영상 플랫폼 훌루(Hulu)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폭스가 가진 훌루 지분 30%를 인수해 총 지분율이 60%로 올라가게 된 것. 2007년 출범한 훌루는 현재 가입자수 3200만명으로, 넷플릭스(1억2800만명), 아마존프라임비디오(8530만명)와 더불어 3각 구도를 이루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비즈니스는 최근 디즈니가 가장 의욕을 보여 온 핵심 사업이다. 디즈니는 지난 8월 넷플릭스와 결별을 선언하면서 내년에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뉴스위크는 온라인판 기사에서 "디즈니와 폭스의 빅딜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업계도 뒤흔드는 일"이라며 "디즈니는 훌루 지분 인수를 통해 넷플릭스와 정면 승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왜 디즈니에게 동영상 플랫폼이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지금은 모바일의 시대다. 영화를 보든, 쇼핑을 하든, 비행기표를 사든, 뉴스를 읽든, 사람들은 점점 더 모바일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TV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 수가 점점 줄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극장과 TV 위주의 콘텐츠 유통 채널을 동영상 플랫폼으로 다각화 할 필요성을 디즈니는 느꼈을 것이다.
동영상 플랫폼의 확보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경쟁자들을 견제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아마존 등은 플랫폼으로 시작해 자체 콘텐츠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 아이거 CEO는 이번 인수합병의 이유에 대해 “소비자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이는 우리 회사의 현재 최대 역점 사업이다”라고 했다.
다만 두 회사의 최종 결합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달 통신업체 AT&T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합병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제동을 건 바 있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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