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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감원장] 개혁 신호탄에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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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30 19:47 수정 2018-03-30 19:4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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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재벌저격수’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리는 김기식(52)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명됨으로써 현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가 공식화됐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의결과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치지만 사실상 청와대가 낙점하는 자리다. 그동안 채용비리에 휩쓸려 낙마한 최흥식 원장 후임으로 금융위 관료 출신과 학계 출신 등 여러 명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결국 김 전 의원이 임명됐다. 1999년 1월 통합 금감원이 출범한 이래 시민단체 출신이 금감원장을 맡는 건 처음이다.
김 신임 금감원장은 참여연대와 국회의원 시절 재벌과 금융권의 개혁을 외친 금융 전문가다. 그는 20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이후인 2016년부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0여명으로 구성된 '더미래연구소' 소장으로 문재인 정부의 금융개혁 밑그림을 그렸다. 개혁 성향에서 '강성'으로 분류되지만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안목, 추진력을 갖췄다는 데 토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채용 청탁에 발목이 잡힌 전임 원장을 대신해 지지부진한 금융개혁을 이끌 인물로 김 전 의원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보험, 카드업계 등 금융권에서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났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김 원장의 임명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김기식 금감원장'으로 이어지는 '개혁 삼각편대'의 완성을 뜻하기도 한다. 이들 3인은 참여연대에서 함께 활동했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의기투합 했던 이들의 '재회'에 따라 앞으로 재벌과 금융권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김 신임 원장은 19대 의원 시절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규제) 완화에 반대하며 대기업 계열 금융사 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상조 위원장 또한 은산분리의 해법으로 '금융그룹통합감독' 도입을 제안한 바 있어, 이들의 개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그룹통합감독이란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계열 금융사를 하나로 묶어 그룹 전체의 적정 자본금 보유, 불법 내부거래 등에 대한 감시와 추적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김 원장은 금융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데도 발벗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활동 당시 김 원장은 장하성 당시 고려대 교수의 '소액주주 운동'을 실무적으로 적극 뒷받침했다. 당장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지분을 가진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토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금감원은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감독한다.
현재 GM대우와 금호타이어 등 부실 기업 처리가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김 원장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정책 자금을 지원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이해당사자들의 자율 조정이 실패하면 단호하게 법적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등 소신을 밝힌 바 있어, 향후 업계 구조조정의 처리 향방에도 커다란 관심이 쏠린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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