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처음으로 단기금융업을 인가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1년물 발행어음 금리를 2.3%로 확정하고 27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한국투자증권은 24일 자산부채관리위원회를 열어 발행어음 금리를 이 같이 확정했다. 발행어음별 연 수익률은 1년 만기 2.3%, 9개월 이상~1년 미만 2.1%, 6개월 이상~9개월 미만 2.0%, 1주일 이상~6개월 미만 1.2~1.6%로 각각 정해졌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연 1.2%다.

이 같은 수익률은 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이 연 1% 후반대, 증권사 CMA가 1% 초반대임을 고려하면 경쟁력을 갖췄다.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코드K 정기예금·연 2.1%),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정기예금·연 2.0%)보다도 수익률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의 이 같은 수익률 책정은 5개 초대형 IB 가운데 단기금융업을 가장 먼저 인가 받은만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판매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판매 규모와 수익률을 탄력적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했다.

발행어음은 가입 시점에 이자가 확정되는 약정수익률 상품이다. 가입할 때와 돈을 찾을 때 수익률이 서로 다른 펀드나 CMA와 다르다. 은행의 정기예금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발행어음은 단기금융업을 인가 받은 초대형IB 등 금융사만 판매가 가능하다. 자기 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다. 발행어음 판매는 이번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하지만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다른 4곳의 증권사들도 단기 금융업 인가를 신청 중이라 이들도 인가가 나오는 대로 비슷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유념할 것도 있다. 발행어음은 예금자 보호가 안 된다. 발행 주체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닌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단기 금융업 인가를 신청 중인 곳들이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초대형IB들이라 파산의 우려는 낮다고 봐야 한다. 이들 초대형IB들은 발행어음 판매로 마련한 돈을 기업금융이나 부동산, 각종 채권 등에 투자로 수익을 올려 이를 고객에게 나눠 준다. 이렇듯 돈을 얼마나 잘 굴리느냐가 발행어음의 성패를 가르므로 투자자들은 판매 증권사의 '운용 실력'을 먼저 따져보는 게 바람직하다.

김병훈 기자 succes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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