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생겨난 암은 일반적으로 그 크기가 커질수록 주변 림프절 및 다른 조직으로 전이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암이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전이되는 경우도 있어, 암 전이와 증식의 관계는 여전히 비밀에 싸여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암 전이와 증식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체계의 조절 과정을 밝힘으로써 암의 크기 증가와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정도의 연관성이 베일을 벗었다.

육종인 교수(연세대학교) 연구팀이 암 전이와 증식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체계의 조절 과정을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육종인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의 전이에 관여하는 '윈트(Wnt) 신호전달'과 암세포의 증식을 조절하는 '히포(Hippo) 신호전달'의 상호조절 관계를 밝혔다고 한국연구재단이 27일 전했다.

육 교수팀은 윈트 신호전달의 활성인자인 '디셰벌드(Dishevelled)'가 히포 신호전달의 조절인자인 'YAP'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윈트 신호는 핵심 암유전자로, 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서 이 신호의 활성화가 암줄기세포의 유지와 암 전이를 조절한다.

히포 신호는 세포의 증식과 사멸을 조절해 조직과 장기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호전달체계다. 히포 신호의 억제는 세포핵 내 YAP의 양을 증가시키고 TEAD 전사인자의 활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발생 과정에서 조직과 장기의 성장 및 암 발생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AP(Yes-associated protein)은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oncoprotein)로 히포 신호의 중요 하부 작동체(effector)이기도 하다. 히포 신호가 ‘on’이면 YAP이 인산화되고 비활성화 된다. TEAD(TEA domain family members)는 히포 신호의 전사인자다. 히포 신호가 ‘off’이면 YAP 인산화가 감소되고 전사보조인자인 YAP이 핵 내에 존재하게 되면서 전사인자인 TEAD와 결합해 표적인자들의 발현이 증가하게 된다.

육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디셰벌드는 인산화된 형태의 YAP과 결합해 세포핵 밖으로 이송함으로써 YAP이 활성화되지 않도록 막는다. 

디셰벌드가 YAP을 억제하지 않으면 윈트 신호와 YAP이 동시에 활성화되면서 암이 증식한다. 이는 종양억제인자(p53 또는 LKB1)가 손실되어 YAP이 인산화되지 못하는 경우다.

육 교수는 연구성과에 대해 “암세포의 전이와 증식을 유기적으로 조절하는 신호전달 조절 기전을 규명한 것"이라며 " 암의 예후 예측에 제대로 된 지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논문명: Dishevelled has a YAP nuclear export function in a tumor suppressor context-dependent manner)은 국제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이달 12일 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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