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바이러스 vs 인간 > 건강
[눈길 끄는 알앤디] 교모세포종 시발점은 뇌실하영역 밝혀져
페이지 정보
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8-02 14:26 수정 2018-08-02 14:26관련링크
본문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이 암 부위가 아닌 암에서 멀리 떨어진 뇌실하영역(subventricular zone, SVZ)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는 교모세포종 발생 원인이 암 발생 부위일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로 교모세포종의 치료법 개발에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은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의 공동 연구 결과 밝혀졌다고 KAIST가 2일 전했다.
교모세포종은 악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암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수술 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다. 수술 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표적항암제 사용 등을 병행하지만 아직도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의 원인을 찾기 위해 암 발생 부위가 아닌 종양과 떨어져 있는 뇌실하영역이라는 곳에 주목했다. 교모세포종이 수술 이후에도 재발률이 높다는 점에서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 교수는“교모세포종은 종양을 떼어내도 1~2년 후 재발률이 높다"며 "암은 돌연변이인데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곳이 종양이 아닌 다른 부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수술을 한 뇌종양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종양조직 외에 수술 중 제거되는 종양조직, 정상조직, 뇌실주변의 조직 3가지를 조합해 분석했다. 딥 시퀀싱, 단일세포시퀀싱 등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교모세포종의 시작이 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 낮은 빈도의 종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특히 유전자 편집 동물 모델을 통해 뇌실하영역에서 돌연변이가 생기면 이 돌연변이를 가진 세포가 뇌실하영역을 떠나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해 교모세포종이 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돌연변이 세포가 마치 불꽃놀이처럼 곳곳으로 퍼진 뒤 시간이 지나자 다른 부위에서 종양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KAIST 교원창업을 통해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뇌실하영역의 세포가 교모세포종으로 진화되는 과정을 막기 위한 치료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정호 교수는 “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교모세포종의 원인을 파악하고 동물 모델 제작까지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환자에서 찾은 것을 동물에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에 여기서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임상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교수 연구팀은 후천성 뇌 돌연변이에 의한 난치성 뇌전증의 원리와 치료법을 처음으로 밝힌 바 있다. 또 이 교수는 난치성 뇌전증의 유전 병리학적 진단 기준을 세우는 세계 뇌전증학회 핵심 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보건복지부 세계선도의과학자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8월 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Copyright ⓒ 썩세스경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