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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연구 1년만에 일본 의대 교수된 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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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15 16:20 수정 2018-03-15 16:2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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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대(UNIST) 수리과학과 출신의 이효정 박사가 박사 후 연구원 근무 1년 만인 16일 일본 홋카이도대 의학대학원 조교수가 된다. 통상 박사 취득 후 교수 임용까지 3~5년가량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초고속 임용이다.
이 박사는 지난해 2월 UNIST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일본 홋카이도대 위생학과 연구실에 들어갔다. 2016년 일본에서 열린 여름학교 참가 당시 맺은 인연이 합류의 계기가 됐다. 연구실에는 의사 겸 교수인 히로시 니시우라의 지도 아래 수학, 컴퓨터공학, 의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30여 명이 함께 연구 중이었다. 이 박사는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며 "수학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들었다"고 결심 배경을 밝혔다.
그렇다면 이 박사의 초고속 교수 임용의 배경은 뭘까.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일본과 미국에서는 지금 의학과 수학 간 융합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이 박사는 "UNIST에서 수학에 대한 탄탄한 기본기를 쌓고 융합연구에 나선 게 주효했던 것같다"고 말했다.
그녀가 의학과 수학의 융합연구라는 다소 낯선 영역을 개척하게 된 데는 예전 지도교수인 이창형 UNIST 자연과학부 교수의 영향이 컸다. 이창형 교수는 지난 2009년 국내에서 급속히 번진 신종플루 사태를 지켜보며 감염병 분야 수리모형 연구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연구에 제일 먼저 합류한 게 바로 이 박사였다.
이 박사의 전언에 따르면, 홋카이도대 연구실의 융합연구 열기는 아주 뜨겁다. 이 박사는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으로 발표하려 한다"며 "이 과정에서 여러 전공을 가진 연구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며 연구를 수행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의학자들은 수학적 모델을 필요로 하고, 수학자들은 질병에 대한 이해와 객관적 데이터 확보에 목말라 있다"며 "질병 데이터 습득부터 분석, 논문 작성까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에서 다양한 융합연구가 탄생하고 있다"고 연구실 분위기를 전했다.
이 박사는 앞으로 감염성 질병에 대한 수학적 모델과 통계적 시뮬레이션을 연구할 계획이다. 전염병의 감염 경로와 확산 추이에 대한 예측,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수립도 연구 대상이다. 이 박사는 "현재 수학적 도구와 방법론을 통해 신종 인플루엔자, 뎅기열, 구제역, 조류독감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수학을 통해 질병에 대한 데이터를 해석하고, 모델을 구성해 질병의 전파 및 경로를 예측할 수 있는데, 이런 예측과 모델은 정책적 제안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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