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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디, 이렇게 성공했다] 파킨슨병 발병과정 제시 김준곤·이민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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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13 17:27 수정 2018-03-13 17:2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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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이온에 의한 신경독성 물질의 형성 원리를 밝힌 김준곤(고려대) · 이민재(서울대)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획기적이다. 구리 이온과 결합한 단백질 응집체가 강한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파킨슨병의 발병 과정을 밝힐 실마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와 이 교수는 13일 이번의 연구 성과에 대해 “구리 이온이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을 발생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분자와 세포 수준에서 밝혀낸 것”이라며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환자가 전 세계에서 급증하고 있다. 덩달아 이와 관련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치솟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파킨슨병 등에 대한 연구가 절실한 이유다.
파킨슨병은 뇌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응집해 섬유화 한 뒤 신경세포에 유입, 독성을 일으킴에 따라 발병한다. 이 과정에서 구리 이온이 상호작용을 통해 알파-시누클린의 응집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응집 과정 자체가 가지는 복잡성 때문에 구리 이온과 알파-시누클린의 상호작용이 섬유화 과정과 섬유의 형태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의 응집이 잘 발생하는 영역인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구리 이온이 뇌의 다른 영역에 비해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래서 알파-시누클린과 구리 이온이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 또 이것이 단백질의 분자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했다.
그 결과 구리 이온이 알파-시누클린의 구조를 특이적으로 바꾸고, 동시에 섬유를 짧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교수와 이 교수는 "구리에 의해 짧아진 알파-시누클린 섬유가 일반적인 병인성 섬유에 비해 신경세포 안으로 더 많이 전달된다"며 "신경세포 내 단백질 청소시스템을 망가뜨려 파킨슨병에서 관찰되는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에 독성을 보이는 알파-시누클린 섬유가 어떤 분자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하는지, 구리 이온이 이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최초로 밝혔다. 연구 성과는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섬유화를 제어하기 위한 후속 연구에 중요한 교두보가 되고,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거나 억제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공이 다른 김준곤 교수팀과 인민재 교수팀은 각기 다른 연구를 하다가 우연히 서로의 분야를 접하고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연구에 대한 시각과 배경지식이 달라 어려웠으나 활발한 의견 교환을 통해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후문이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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