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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알앤디] 모낭재생으로 탈모치료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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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7-11-21 11:40 수정 2017-11-21 11:4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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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최강열 교수 연구팀이 세포 내 신호전달계(윈트신호전달계)를 조절해 모발 생성을 억제하는 단백질(CXXC5)을 발굴하고, 이를 타깃으로 한 재생성 발모제를 개발 중이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일 밝혔습니다. 최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탈모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획기적인 내용"이라는 평가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최 교수팀은 탈모가 진행 중인 환자의 두피에는 CXXC5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단백질이 모낭 생성을 가로막는 억제 인자임을 밝혔습니다.
CXXC5(CXXC-type zinc finger protein 5)는 아연집게 단백질로 신호전달 조절과 전사인자의 이중 역할을 수행합니다. 연구 결과 이 단백질은 '디셰벌드' 단백질과 결합한 뒤 윈트신호전달계의 활성을 저해해 모발 형성을 막는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생쥐모델 실험과 인간 모유두세포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했습니다. 디셰벌드(Dishevelled)는 윈트신호전달계에서 세포 밖 신호를 세포 안으로 매개해 전달계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입니다. 모유두세포는 모발 생성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인체 모낭의 중심 세포입니다.
연구팀은 또 CXXC5와 디셰벌드 단백질의 결합을 방해하는 펩타이드(PTD-DBM)를 개발했습니다. 이 물질을 윈트 활성화제와 함께 인간 세포에 투입하면 모낭이 재생된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윈트신호전달계가 발모 및 모발 줄기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보고됐지만, 발모를 조절하는 특정 단백질이나 구체적인 조절 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최강열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탈모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녹시딜, 피나스테리드 등 기존 탈모치료제는 이미 진척된 탈모증에는 효과가 거의 없는데다 사용을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남성호르몬 억제 등 부작용 문제도 따릅니다.
최 교수팀이 개발 중인 PTD-DBM을 이용한 탈모치료제는 이런 문제점이 없습니다. 기존 발모제는 머리카락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조절하고 유지토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연구팀이 개발 중인 새로운 치료제는 피부 속 성체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하고 모낭세포를 재생함으로써 탈모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원리입니다. 신물질이 탈모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입니다.
우리 두피에는 8만~12만 개가량의 모낭이 있으며 매일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집니다.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질 때 탈모증을 의심합니다.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자가면역 질환,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다양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증 환자는 지난해 기준 21만2916명이며 이들이 탈모증 치료 쓴 돈은 355억원에 이릅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집단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10월20일자에 실렸습니다. 다음은 연구팀과의 일문일답.
-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탈모가 진행됨에 따라 성장기(Anagen) 상태에 있는 모발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 때 윈트신호는 감소했고, 실제로 대머리환자의 조직에서도 윈트신호가 낮아져 있었다. 반대로 CXXC5라는 윈트신호 억제단백질이 증가된 것을 관찰한 것을 계기로 CXXC5가 발모 및 재생성 모발 형성효과를 유도하는 물질 개발을 위한 타깃임을 규명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 연구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윈트신호전달계의 저해 단백질인 CXXC5가 생쥐 모발의 발달 및 소실 과정에서 윈트활성과는 반대로 조절됨을 관찰해 모발 형성을 조절할 것임을 확인했다. 환자 시료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CXXC5가 윈트신호를 억제해 모낭활성 소실에 관여함을 밝힌 뒤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CXXC5가 윈트신호 활성화를 통해 만들어져 신호에 의존하는 형태로 Dishevelled 단백질에 결합해 윈트신호전달계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모발 형성이 저해됨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CXXC5-Dishevelled 단백질-단백질결합(PPI) 억제를 통해 모발 형성과 재생을 유도하는 약물 개발을 위한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CXXC5-Dishevelled 결합을 방해하는 경쟁 펩타이드(PTD-DBM)를 제작해 CXXC5-Dvl 결합이 발모 및 모낭 재생을 위한 타깃임을 규명했다. 메커니즘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GSK3b 활성을 억제시켜 윈트신호를 활성화하는 발프로산(valproic acid)을 같이 처리했을 때 최대의 발모 및 머리카락 재생 효과를 유도함을 밝혔다. PTD-DBM 펩타이드의 기능을 경쟁적으로 저해하는 펩타이드 모방 저분자화합물(개발중)을 신생에 의한 모발 형성 및 대머리 치료제로의 개발을 진행하려 한다.
- 연구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지금까지 탈모 연구는 주로 설치류를 이용하거나 모낭기관배양법을 사용했지만, 이는 실제로 인체에 호르몬 여파나 유전적 요인 등으로 발생하는 탈모의 병리 메커니즘을 밝히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정확한 메커니즘에 바탕을 둔 머리카락형성 연구는 일반 생쥐연구로는 한계가 있음이 분명했으나, 우리 연구진이 10년간 연구해 최초로 확보한 CXXC5 유전자 소실 마우스가 정확한 메커니즘 연구와 타깃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CXXC5가 탈모 환자에서 역할을 밝히는 데에는 연세대학교 원주 의대 이원수 교수 팀으로부터 제공받은 환자 조직이 큰 도움이 되었다.
펩타이드와 윈트활성화제 발포산(valproic acid)이 직접적으로 재생성 모발 형성에 효과를 미치는지 밝히기 위해 실행한 WIHN(Wound-induced hair neogenesis) 분석이 실험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결과를 통해 단순한 윈트신호의 활성화가 아니라, CXXC5-Dvl 단백질-단백질 결합 억제를 통한 윈트신호전달계 음성되먹임(negative feedback)을 해제하면서 동시에 윈트신호 활성화가 신생에 의한 모발형성(hair-neogenesis)에 중요함을 밝힐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펩타이드와 함께 사용된 윈트 활성화제는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 중 표피의 재-표피화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활성을 깨워 새로운 모포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대머리를 치료할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다른 피부조직의 손상까지 재생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번 성과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
▲새롭게 디자인해 개발된 펩타이드가 윈트신호전달계의 음성되먹이기 전 조절자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윈트 활성화제와 복합 처리 시 모발 형성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모낭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내용으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재생성 발모제 개발을 위한 혁신형 타깃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데 큰 차별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개발된 발모제는 기존의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고 유지시키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재생의학 측면에서 인체에 잠재해 있는 성체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해 재생성 모발형성(neogenesis)시킨다는 점에서 대머리를 치료 할 수 있는 물질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 연구 목표와 향후 계획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탈모 치료 뿐 아니라 대머리를 치료 할 수 있는 저분자성 재생성 치료제 개발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길 기대하며, 향후 손상된 피부조직 상처 및 아토피 치료 등에 적용 범위를 넓히려 한다. 특히 펩타이드의 기능을 모방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개량해 산업화에 용이하게 하는 일이 성공적이기를 기대한다.
-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이번 연구는 머리카락 형성에 관한 신규 타깃을 제시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타깃 특이적인 혁신형 약물(1st in class drug)을 개발과 관련된 연구라 리뷰어를 설득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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