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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 리튬이온배터리 전극물질 국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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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7-12-28 14:20 수정 2017-12-28 14:2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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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폴더블폰 출시가 머지않은 가운데, 180도로 접거나 구기거 망치로 내리쳐도 성능이 유지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작할 수 있는 전극 물질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송현곤·박수진 교수팀은 이 같은 전극 물질을 개발했다고 UNIST가 28일 밝혔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이차전지다. 이들 전극은 리튬이온이 포함된 활물질(active material)과 활물질에 전자(electron)를 전하는 집전체(current collector), 이 둘을 이어주는 도전제(conducting agent)와 바인더(binder)의 4가지로 구성된다. 활물질과 도전제, 바인더는 가루 형태라 알루미늄이나 구리로 된 판(foil)에 발라서 전극을 만든다.
그런데 집전체인 알루미늄이나 구리는 딱딱하므로 구부리거나 접으면 전기전도성이 낮아진다. 또 변형이 반복되면 집전체와 활물질이 분리돼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송 교수팀은 고분자 나노 물질을 지지체로 도입하는 아이디로 이런 난제를 극복했다. 콜라병을 만드는 재료인 페트(PET)를 나노섬유로 만들어 지지체로 이용한 것이다. 페트 매트는 유연한데다 구멍을 많아 표면적이 넓다. 이에 따라 같은 넓이라도 더 많은 활물질을 붙일 수 있으므로 배터리 용량은 그만큼 더 늘어난다.
집전체에 활물질을 단단하게 붙이는 기술로는 ‘초음파 분무법’이 이용됐다. 양극의 경우, 초음파 에너지를 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초음파 분무 장치에 막대기 모양의 탄소나노튜브와 활물질을 함께 넣고 뿌렸다. 이렇게 하면 탄소나노튜브가 활물질을 집전체 위에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음극에는 탄소나노튜브 대신 은나노와이어와 활물질을 함께 뿌려 집전체에 고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폴더블 리튬이온배터리’는 1000번을 접고 펴더라도 물리·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어떤 각도로 접더라도 배터리 용량이 달라지지 않았고, 절반으로 접어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망치로 두드리거나 구기더라도 LED 전구를 켜는 데 문제가 없었다. 기존 딱딱한 전극 물질을 유연한 재료로 바꾸고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덕이다.
황치현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활물질은 전기 에너지를 화학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양이 많다는 건 에너지를 더 많이 담는다는 의미”라며 “다공성 나노물질을 집전체로 쓴 덕분에 고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탄소나노튜브와 은나노와이어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도전제와 바인더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며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시스템에 사용하던 다양한 활물질을 그대로 쓰면서 간단한 방식으로 집전체에 활물질을 고정시킬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유연성을 가지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폴더블 배터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연구 성과는 향후 기계적·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한 고유연성 집전체를 설계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에 실렸으며,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2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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