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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바라보기] 취업자 지원과 함께 중소기업도 잘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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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성 주필 작성일승인 2018-03-16 15:47 수정 2018-03-16 15:4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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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5일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에 비판이 무성하다.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청년들에 대한 직접 지원이라는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늘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정부 대책은 취업하는 청년들에 대한 직접 지원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유도하는 대책은 별로 없다. 청년들에게 5년 동안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목돈 마련도 도와주고, 주거비를 싼 이자로 빌려주고, 교통비도 도와준다. 다 더하면 연 1035만원까지 직접 지원한다. 고용을 늘린 중소기업에는 장려금을 주는 정도다.
일시적으로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이기는 하다. 창업을 고려하거나 사업 확장을 생각하는 중소기업에는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줄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일자리 대책을 내놓으면 언제나 고용을 늘릴 주체인 기업에 필요한 근본 대책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0년 동안 21차례 일자리 대책이 나올 때마다 똑같았다. 또 그동안의 일자리 대책이 고용을 늘리지 못한 것도 같다. 정부도 동어반복, 비판도 동어반복인 일상이 반복됐을 뿐이다.
임금을 직접 지원하는 대책은 당연히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하지만 취업시장에 나오는 인력의 추이를 감안해 필요하다면 그것이라도 해야 한다. 고용불안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마당에 무조건 일시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더불어 장기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임금이 적기 때문인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들어가기 위해 몇 년 씩을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는 어려움을 감수한다. 평균 2500만원 연봉에 정부 지원 1000만원 정도를 더해 대기업보다 조금 낮은 수준의 임금을 준대도 이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역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 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실은 열악하다. 미래에 대한 비전도 부족하다. 그곳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면 몇 년 뒤에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못지않은 소득과 삶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돈을 벌기는커녕 부모에게 의존하면서 몇 년씩 취업준비에 매달리는 것이다. 취업자에 대한 지원과 함께 중소기업 육성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 일자리 대책은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주의할 점은 비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제 완화와 고용 유연화 등에 대한 요구가 과연 중소기업 육성에 절실한가를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금을 잔뜩 쌓아 놓고 투자하지 않는 대기업이 늘 요구하던 정책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선진국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사례에서도 나타났듯 대기업의 고용 창출효과가 높지 않다. 정말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관료들의 책상에서 나왔던 수많은 중소기업 육성 정책은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주요 언론들의 비판은 대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아예 들리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제대로 된 육성 정책이 나와야 한다. 아무리 많은 돈을 지원해도 오래 가지 못할 중소기업도 많다.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임시처방이다. 급하면 임시처방이라도 써야 한다. 하지만 근본대책이 없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모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대책도 마찬가지다. 소수 대기업의 횡포가 지배하는 구조에서 중소기업이 자랄 리 없다. 일자리 대책에 ‘김동연 정책’이라고 이름을 붙여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라도 가지고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원인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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