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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난 언제쯤 북에 갈 수 있느냐”에 “지금 넘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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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작성일승인 2018-04-27 15:05 수정 2018-04-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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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_ 월경 페북 890.jpg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은 채 판문점 군사분사계선 북측 땅을 함께 밟고 있다. 청와대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아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남쪽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느냐”고 농담을 섞어 말을 건넸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이끌어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전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이 두 정상의 오전 회담이 끝난 뒤 판문점 자유의집에 자리한 프레스센터 ‘비공개 대화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이 생중계됐지만 대화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아 사후 브리핑이 이루어졌다. 윤 수석은 또 문 대통령의 초정에 김 위원장이 흔쾌히 남쪽을 방문하겠다며 화답했다고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을 하는 도중,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에둘러 밝히자 김 위원장은 이를 덜컥 수용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사열을 하면서 “외국 사람들도 우리 전통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완곡하게 초청 의사를 밝히자 김 위원장이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 대통령을 평양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나는 것이 더 잘됐다. 대결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고 보고 있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 상처가 치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수석이 전한 두 정상의 대화에는 김 위원장의 솔직하고 파격적인 화법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문 대통령이 백두산을 화제로 올리며 북쪽을 가보고 싶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오시면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거 같다. 평창올림픽 갔다온 분들 말하는데 고속열차가 좋다더라. 남쪽에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민망스러울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 오시면 편히 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에 “북쪽으로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6·15 선언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간 실천하지 못했다. 남북관계가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게 한스럽다. 김 위원장의 큰 용단으로 10년 동안 끊어진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민감한 안보 이슈도 ‘농담’처럼 주고 받는 여유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먼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엔에스시(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웃으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김병훈 기자 hyundam@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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