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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 속 꿰뚫어 보는 광학현미경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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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1-07 15:46 수정 2018-01-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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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에 감염된 토끼 눈의 각막(a)을 CLASS 현미경으로 촬영한 모습. 곰팡이는 b에서 보듯 균사라는 실처럼 가늘고 긴 구조다. 이 구조가 토끼 눈에 의한 수차로 c줄의 그림과 같이 곰팡이의 균사가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CLASS 현미경으로 e와 같은 수차 정보를 얻어 이미지를 보정하면 d와 같이 선명한 균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암세포의 80%가량은 피부나 장기 외피의 1㎜ 이상 깊이에 생긴다. 여기에다 암세포는 크기가 발생 초기 수 ㎛(마이크로미터, 1㎛=100만 분의 1m)에 불과해 기존 의료 영상기술로는 볼 수 없다. 만일 세포 하나 하나를 관찰할 정도의 영상기술이 있다면 암이나 질병의 조기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조직 내부로 들어간 빛의 난반사로 이미지가 왜곡되어 분해능이 낮아지는 것이 관련 기술 개발의 걸림돌이다. 분해능이란 인접한 두 물체를 별개의 것으로 구별할 수 있는 최소 거리다.


기초과학연구원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다중산란 및 이미지 왜곡 현상을 보정하는 단일산란파폐루프축적(Closed-Loop Accumulation of Single Scattering, 이하 CLASS)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각막 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정밀한 광학현미경 개발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물체의 이미지 정보를 갖는 단일산란파 만을 측정하고 배경 잡음인 다중산란파는 제거하는 단일산란집단축적(Collective accumulation of single-scattering, CASS) 현미경을 제작한 바 있다. 이어 CLASS 기술로 수차를 줄여 기존보다 2배 높은 해상도를 구현했다. 

 

수차란 광학계에서 렌즈 등을 지난 빛이 상을 맺힐 때 한 점에 모이지 않아 이미지가 일그러지는 현상을 말한다. 단일산란파는 생체조직 내에서 진행 각도에 따라 빛의 위상차인 수차가 생긴다. 두꺼운 유리 뒤쪽 물체의 상이 뿌옇고 어둡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체조직은 수차가 훨씬 더 하다. 

 

수차는 빛이 입사하거나 물체에 반사돼 나올 때 발생한다. 이런 수차의 제거는 빛을 세포에 여러 각도로 입사시켜 반사돼 나오는 빛이 만드는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방면에서의 입사각과 반사각을 측정한다. 반사각과 입사각의 차이, 즉 운동량의 변화값이 같은 성분들을 모아 분석해 실험값으로 수식을 만든다. 도출한 수식으로 반사각의 각도별 수차를 보정하면 왜곡이 심한 이미지까지 고해상도로 얻을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POSTECH 김기현 교수팀, 서울아산병원 김명준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CLASS 기술의 성능을 입증했다. 토끼 각막 속 약 0.5㎜ 깊이에 있는 곰팡이 균의 필라멘트 구조를 0.6㎛ 분해능으로 영상화했다. 수 ㎛ 크기의 세포핵 내부를 관찰하기에 충분한 해상도다.


CLASS 기술은 별도의 표지가 필요 없어 인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공초점 현미경이나 이광자 현미경 등 현재 널리 이용 중인 이미징 기술에도 접목이 가능하다. 내시경에도 탑재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 특히 기존에는 수차로 인해 영상화가 힘들었던 뇌 조직이나 안구 등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초점 현미경은 세포 구조 연구를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최근 반도체 부품과 재료의 3차원 미세 구조를 관측하는 데도 널리 쓰이고 있다. 시료로부터 대물 렌즈를 거쳐 광검출기에 이르는 빛의 경로에 바늘구멍(pinhole)을 설치해 시료의 특정 단면을 통과하는 빛(특정 단면의 영상) 만을 걸러 낸다. 이 바늘구멍을 시료의 두께 방향과 평행하게 이동시켜서 입체 영상을 얻는다. 


이광자 현미경은 레이저 스캐닝 방식의 3차원 형광 현미경이다. 레이저 초점에서만 이광자 비선형 형광 현상이 발생해 3차원 해상도로 세포 단위 영상화가 가능하다. 이광자 현미경은 3차원 현미경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촬영 깊이를 가져 생체조직내 세포 관찰에 유용하다. 암, 면역, 뇌 연구 등에 많이 활용된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광학 현미경을 질병 조기 진단에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극복해야 할 생체조직에 의한 이미지 왜곡 문제를 해결했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해 12월 18일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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