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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끄는 알앤디] 휘는 유기 태양전지, 상온에서 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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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2-07 11:52 수정 2018-02-07 11:5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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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높은 효율 뿐 아니라 제작공정의 단순화를 이루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효율이 높더라도 제작단가가 아주 높다면 현실적으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프린팅 방식의 태양전지 제작 기술이다. 이보다 제작 공정을 더욱 단순화하려면 열처리 과정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팀이 최근 이를 이뤄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혜성 교수팀이 상온에서 열처리 없는 공정으로 휘는 '유기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대학 측이 7일 밝혔다. 연구팀은 그래핀 전극과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활용해 태양전지를 상온에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에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태양전지 분야에서 12% 이상의 고효율을 달성한 연구는 이미 여럿 보고됐다. 아쉬움은 주로 전극에 딱딱한 소재(ITO, Iindium Tin Oxide)를 사용해 휘지 않는다는 것.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극에 유연한 물질을 써야 한다.
박 교수팀은 유연하고 잘 휘는 그래핀(Graphene)을 전극 물질로 사용했다. 그래핀 전극 위에서 전하를 이동시키기 위한 전하수송층 물질로는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이용했다.
그 결과 그래핀 전극 기반 유기 태양전지로는 최고 효율인 8.2%를 달성했다. 또 그래핀의 뛰어난 물리적 특성 덕분에 100번 이상의 굽힘 시험을 해도 80% 이상 초기 효율이 유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래핀 위에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코팅하는 과정에서 열처리를 배제했다. 기존 유기 태양전지 제작 공정에는 전극 위에 전하수송층을 올린 뒤 반드시 고온 열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열처리를 제외해 공정의 단순화를 이뤘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정승온 연구원은 "그래핀은 물을 튕겨내는 성질이 있는데다 다른 용매도 잘 받아들이지 않아 표면에 다른 물질을 코팅하기가 까다롭다"며 "산화아연 나노입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래핀과 결합 여부를 파악한 덕분에 상온 공정이 가능한 그래핀 전극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기 태양전지는 가볍고 제작비가 저렴해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잘 휘는 특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래핀 전극을 사용해 유연성도 얻었다.
박 교수는 "유연하면서도 고효율의 유기 태양전지를 열처리 없이 제작해 상용화에 한 발 다가갔다"며 "프린팅 공정과 더불어 상온 공정까지 적용하면 유기 태양전지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기본연구), UNIST의 '자유혁신연구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연구 성과는 나노 재료 분야 국제저널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지난달 30일자에 온라인 속보(ASAP)로 소개됐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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