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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자외선으로 공기 중 바이러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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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섭 기자 작성일승인 2018-03-07 15:55 수정 2018-03-07 15:5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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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집마다 갖춰 놓고 있는 공기청정기는 '자외선(UV)'이 기반이다. 공기 중 바이러스나 유해균을 자외선을 쬐 살균한다. 그런데 이 방법은 공기를 순환시켜야 하고 자외선을 쬐는 시간이 길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많은 양의 자외선을 사용하면 공기청정 시간은 줄일 수 있지만 자외선 자체가 인체에 해로우므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국내 연구팀이 자외선 대신 '진공자외선(VUV)'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7일 유니스트(UNIST)에 따르면, 이 대학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장재성 교수팀은 자외선 대신 '진공자외선(VUV)'을 이용하는 새로운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했다. 진공자외선은 파장이 200㎚미만이어서 공기를 조금만 통과시켜도 거의 다 흡수한다.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바이러스 등에는 치명적이다.
장 교수팀은 진공자외선을 0.004~0.125초 동안 쏘는 방식으로 공기 중의 MS2 바이러스를 죽이는 기계장치를 개발했다. MS2 바이러스는 공기 청정기를 시험할 때 사용하는 표준 바이러스다.
원기둥 모양의 이 오존 분해 장치는 공기가 흘러가는 관 구조다. 여기에는 진공자외선에 반응하는 광촉매(Pb-TiO₂)가 들어 있고 이것이 진공자외선을 받아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유해 바이러스 등을 죽인다.
연구팀이 진공자외선 방식을 자외선, 플라즈마, 오존, '오존+자외선' 등 기존의 공기청정 기술과 비교 분석한 결과, 진공자외선이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진공자외선 방식은 0.026초만에 바이러스를 80% 이상을 잡아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병원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이용 중인 HVAC(난방 환기 냉방을 통합한 공기조화설비)에 이 장치를 붙이면 공기 중 바이러스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장 교수는 "기존 자외선 기반 공기청정기술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신뢰도도 낮은 편"이라며 "하지만 새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5분 안에 충분히 깨끗한 공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핵균처럼 공기로 쉽게 전염되는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 음압병동을 설치하는데 이런 공간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 90% 이상 신뢰도의 깨끗한 공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에어로졸 연구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에어로졸 과학 및 기술(Aerosol Science and Technology)' 2월 13일자에 실렸다.
송강섭 기자 successnews@succes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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